백이전 11만번 읽은 조선시대 독서왕 '이념' 엿보다

등잔길에 설치한 김득신 형상

[중부매일 한기현 기자] 조선시대 독서광으로 알려진 백곡 김득신(1604∼1684) 문학관이 오는 24일 문을 연다.

김득신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대첩을 이끈 김시민 장군의 손자다.백곡은 태어날 때부터 독서광은 아니었다.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지각이 발달하지 못했다.아버지 김치는 이런 아들을 질책하지 않고 격려했다.

김치는 "학문 성취가 늦다고 성공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저 읽고 또 읽으면 반드시 대문장가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득신은 아버지의 가르침에 책 읽기를 수없이 반복했다.사시열전 중 백이전(佰夷傳)을 11만 번이나 읽었고 다른 책들도 1만 번 이상 읽었다고 전해진다.

노년에는 용호(龍湖), 구정(龜亭), 전가(田家)등 많은 시를 남겨 당대 최고 시인으로 추앙받았다.

김득신 묘
김득신 묘


증평군은 김득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선생의 묘소가 위치한 증평읍 율리 삼기저수지 둘레길에 백곡 동상을 세웠다.

또 증평읍 송산리 군립도서관 옆에 김득신 문학관을 준공하고 오는 24일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김득신 묘는 2014년 1월 충북도기념물 160호로 지정됐다.

 

김득신문학관 준공

김득신문학관
김득신문학관

김득신 문학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천800㎡ 규모로 선생을 기리고 업적을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문학관 1층은 김득신 체험물 중심의 상설전시관과 김득신 영상물을 상영하는 영상실, 2층은 열람실 및 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억만재 회의실과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예배움실, 세미나실, 모자 휴게공간으로 꾸며졌다.

3층은 기획전시실과 휴게공간인 카페테리아, 공중공원이 들어선다.

지난달부터는 정식 개관에 앞서 3층 기획전시실에서 '묵향(墨香), 시인(詩人)의 노래' 서예전이 열리고 있다.내년 2월 말까지 김득신 선생이 생전에 남긴 시와 문장을 한글, 전서, 예서, 행서, 초서 등 다양한 서체로 표현한 서예 작품 24점을 전시한다.

한국서가협회 심사위원과 초대작가로 활동하는 여천 이종집, 정암 윤인우 작가와 증평문화의 집 서도회 소속으로 대한민국 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인 소윤 공성희, 담영 정태순 등 청주민예총 서예위원회 소속 회원 22명이 참여했다.

김명열 씨의 서예 작품


김득신 선생 10대손인 김명열 씨의 서예 작품도 전시해 의미를 더했다.

김득신 문학관은 백곡 10대 손인 김명열씨가 기증한 '백곡집 초고본', '임인증광방목', '심곡비결', '도덕경', '시인옥설', '신간증보삼략직해' 등 백곡 관련 유물 6건, 12점을 상설 전시한다.

'백곡집'은 조선 후기 백곡 후손들이 김득신이 남긴 원고를 모아 편집한 책으로 용호, 구정, 두타사 등 시 1천590편을 수록한 시집편, 문 177여 편으로 구성된 문집편, 묘갈명(墓碣銘)·행장(行狀)·제문(祭文)을 모아 엮은 부록편 등 7권으로 구성됐다.

'임인증광방목'은 1662년 실시된 별시 문무과에 합격한 명단을 수록한 방목으로 백곡의 생년과 가족 사항이 기록돼 있다.

'심곡비결'은 백곡의 아버지인 김치가 지은 점술서로 조선 후기 역학 발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증평의 자연과 충청도의 대표 명승지를 유람하고 지은 작품도 다수 수록돼 지역 역사,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김득신 시비
김득신 시비


김득신기념관은 주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민속품, 서화 등 다양한 유물도 전시한다.

또 문학 진흥과 지역 인문학 리더 양성을 위해 초중고생과 대학생 10∼15명으로 구성된 김득신문학관 문학지기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문학지기는 문학관과 지기의 합성어로 문학(관)을 지키는 사람, 문학(관)과 속을 털어놓을 수 있을 친한 친구, 관리하는 사람으로 문학관 운영 자문, 문학관 및 독서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한다.

 

김득신캐릭터 지역 홍보 활용

김득신 묘
김득신 묘

증평군은 김득신 캐릭터를 활용한 지역 홍보 마케팅에도 나섰다.

지난 4월 김득신 캐릭터(등록번호 C-2018-012765)를 자체 개발해 5월 저작권을 등록했다.

지난 3일부터는 캐릭터를 활용한 이미지와 일러스트 파일을 제작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김득신 이미지는 그네 타는 김득신, 레일바이크 타는 김득신, 어사화 쓴 김득신, 청소하는 김득신 등 21종이다.

또 김득신 문학관과 묘소 주변에 상징 조형물을 세우고 관광 기념품도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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