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테러 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북한의 아웅산 테러 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이기백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별세했다.

이기백 전 국방장관
이기백 전 국방장관


향년 88세.

1931년 충남 연기군(현 세종시)에서 출생한 고인은 1952년 1월 육사 11기로 입교한 후 1955년 9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1군단장, 제2작전사령관, 육군참모차장에 이어 제19대 합참의장과 제24대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육사 동기지만, 11기가 주도한 군내 사조직 '하나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당시 하나회 출신들의 독주가 심했지만, 비하나회로 대장까지 진급했다.

1983년 합참의장 재직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 수행원으로 미얀마 아웅산 묘소 참배 때 북한 공작원의 폭탄 테러로 다쳤다.

이 테러 사건으로 전 전 대통령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서석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등 공식 수행원 및 보도진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인은 당시 머리와 배에 파편이 박히고 다리가 서까래에 깔려 크게 다쳤지만, 정복 좌측 가슴에 단 합참휘장이 파편을 막아내 살았다.

당시 중위였던 그의 부관(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2차 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 피투성이가 된 고인을 둘러업고 구조했다.

10시간 이상 수술 끝에 깨어나 부관에게 "대통령은 무사하시냐?"라고 질문한 것은 두고두고 군인의 표상처럼 회자했다.

귀국 후 그의 정복은 육군사관학교에 기증돼 육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전시됐다.

보국훈장 삼일장, 보국훈장 국선장, 보국훈장 통일장, 수교훈장 광화장 등 다수의 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경연 씨와 1녀가 있다.

영결식은 18일 정오 서울현충원에서 합참장(葬)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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