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에서 '충북 여성 최초' 3관왕 타이틀 얻었죠"
26살에 결혼과 동시에 교사 그만둔뒤 육아·내조
부모 뜻 존중 직업선택…유년시절 모범생으로 살아
애장품은 여성단체로부터 받은 '여성 1호상' 상패

충북도의회 65년 의정 사상 최초로 여성의장을 지낸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이 새로운 정치 도전을 앞두고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장을 보며 민생행보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충북도의회 65년 의정 사상 최초로 여성의장을 지낸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이 새로운 정치 도전을 앞두고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장을 보며 민생행보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알고 보면 경력단절여성이었다. 교사였던 그녀는 스물여섯살에 결혼과 동시에 교편을 내려놓아야 했다. 20여년간 아이 둘을 낳고 육아와 남편 내조에 전념했다.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여성으로서 고단한 세월을 보냈다. '내 인생을 되찾자'는 생각에 재취업에 나섰고 쉰살에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나'를 찾기 위한 첫 발짝을 뗀다. 강해지고 싶었고, 강해져야 했고, 강해졌다. 이후 '충북 최초 여성 도의장', '충북 최초 여성당협위원장', '충북도 최초 복지여성국장' 3관왕의 수식어구를 얻게 된다.

1955년생 김양희(64·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의 삶의 궤적이다. 인생의 우여곡절은 없었지만 한 사람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한 부모의 딸로서 오늘을 살아온 여성의 삶이었다.

"경력단절을 경험했고 재취업의 어려움도 경험했죠. 자의든 타의든 제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 삶이었어요."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 / 김용수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 / 김용수

교사가 된 건 부모의 뜻이었다. 1977년부터 청주일신여고에서 2년, 춘천성수고에서 1년 교편을 잡았다.

"우리 때에는 부모의 말을 거역하면 불효였어요. 그래서 '모범생'으로 유년시절을 살았고, 교사가 됐죠."

수도사범대학 재학 시절에는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고, 방송리포터로 마이크도 잡았었다. 신문 보는 걸 좋아했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했다.

"제게 다시 직업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기자나 앵커가 되고 싶어요. 주어진 틀대로 살라고 하면 이제는 싫어요. 산에 다리를 놓고 도전하는 일, 안되는 일도 되게 하는 것이 정치더라고요.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있잖아요."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뒀던 스물여섯. 당시 여성은 결혼을 하면 일을 그만두는 분위기였단다. 둘째아이가 태어난지 100일 무렵, 1983년 전주 완산여상으로 복직을 한다. 평범한 행복이 행복처럼 느껴지지 않아서였다.

김양희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은 '충북 최초 여성 도의장', '충북 최초 여성당협위원장', '충북도 최초 복지여성국장' 3관왕의 수식어구를 갖고 있다. / 김용수
김양희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이 목도리를 다시 매고 있다. / 김용수

"학교마다 일일이 전화해서 사회과목 교사 안 뽑느냐고 물어봤죠. '개척한' 삶이었어요. 안주하는 삶이 아니라! 하지만 면접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저의 첫마디는 "저 결혼했는데요"였어요. 임용되고 나서는 토~일요일에도 학교에 가서 살았죠. 뭘 하면 죽기살기로 해요."

'개척한 삶'을 위해 용기를 냈다. 하지만 4년만에 다시 경력단절여성으로 돌아왔다. 교직에서의 경력과 경험은 이후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원장, 충북도 복지여성국장, 충북보건과학대 스포츠사회학 겸임교수 등으로 연결되면서 그녀를 살찌웠다.

"여성의 섬세함과 어머니의 강인함으로 정치를 하면 화합과 희생의 정치가 가능합니다. 김양희니까 할 수 있어요."

김양희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은 '충북 최초 여성 도의장', '충북 최초 여성당협위원장', '충북도 최초 복지여성국장' 3관왕의 수식어구를 갖고 있다. / 김용수
김양희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은 '충북 최초 여성 도의장', '충북 최초 여성당협위원장', '충북도 최초 복지여성국장' 3관왕의 수식어구를 갖고 있다. / 김용수

자신만의 '3관왕' 스펙을 꺼내놓는다. 충북 최초 여성 도의회의장, 충북 최초 여성당협위원장, 충북도 최초 복지여성국장 등 '첫' 감투들이다.

충북여성단체협의회로부터 2017년 받은 '여성 1호상' 상패를 가장 아끼는 애장품으로 자랑했다. 이 상패에는 '충북도의회 65년 의정사상 첫 여성의장으로 선출돼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친 공로로 수여한다'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이제는 '충북 첫 선출직 여성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여성은 비례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게 (국회의원) 기회가 온다면 여성성, 모성, 일·가정 양립, 성인지, 젠더감수성을 믹스해서 정치로 승화시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신이 있어요."

김양희 흥덕당협위원장은 인터뷰장소로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선택했다. 의사인 남편의 병원 환자식 준비를 위해 매일같이 새벽 장을 봤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9년 개인병원 개원 이후 15년간 이어졌다. 당시 병원은 24시간 진료를 봤다. / 김용수
김양희 흥덕당협위원장은 인터뷰장소로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선택했다. 의사인 남편의 병원 환자식 준비를 위해 매일같이 새벽 장을 봤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9년 개인병원 개원 이후 15년간 이어졌다. 당시 병원은 24시간 진료를 봤다. / 김용수

인터뷰장소로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의사인 남편의 병원 환자식 준비를 위해 매일같이 새벽 장을 봤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9년 개인병원 개원 이후 15년간 이어졌다. 당시 병원은 24시간 진료를 봤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어요. 환자들에게 신선한 음식 먹이려고 내 손으로 직접 장을 봤죠. 제 차에는 늘 배추잎과 파뿌리가 떨어져있었어요."

그때도 혼자였다. 30대를 지나 50대에 들어설 즈음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생각에 인생의 변곡점을 찍게 된다.

"참 열심히 살았어요. 최선을 다했죠. 나중에 돌아보니 나 자신을 위한 게 없더라고요. 아이들을 고등학생까지 키웠고 남편 병원도 궤도에 올랐을 때 내 인생을 찾아나선 거죠."

삶에서 '긴장감'과 '열정'을 놓지 않았다. 늘 자기주문을 외웠다, '남처럼 하면 남 이상이 될 수 없다'고, '어제처럼 하면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고.

"아무리 늦게 자도 매일 아침 5시반이면 눈이 저절로 떠져요. 긴장하고 사니까! 주변에서 건강비법이 뭐냐고, 무슨 운동하냐고 물어보면 '저는 매일 운동해요. 운동선수에요. 선거운동이요' 하면서 한바탕 웃어요."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은 항상 승용차에 정장옷과 점퍼 등 어떤 상황에서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옷을 준비해다닌다. / 김용수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은 항상 승용차에 정장옷과 점퍼 등 어떤 상황에서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옷을 준비해다닌다. / 김용수

강해지고 싶었다. '저격수', '여전사', '잔다르크', '철녀(鐵女)' 등 김 위원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구들도 그래서 마음에 든다.

"'저격수', '이시종 저격수'라는 표현, 마음에 들어요. 저격수는 목표를 정확하게 겨누고 공격하잖아요. 그 목표가 충북도민의 행복을 저해하는 것이고 잘못된 관행일 때 저격수 역할을 해왔어요."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정치는 '그래도 희망'이다.

"정치가 비록 국민들에게 비판받고 천덕꾸러기 신세이지만 그래도 정치는 희망이어야 합니다. '희망의 정치'가 되도록 앞장서야죠.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봉사의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어요."

요즘 관심사는 세종KTX역 신설 움직임속에서 청주 오송KTX역을 지키는 일이다. 'KTX세종역 저지·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 대책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 김양희 당협위원장 제공
요즘 관심사는 세종KTX역 신설 움직임속에서 청주 오송KTX역을 지키는 일이다. 'KTX세종역 저지·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 대책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 김양희 당협위원장 제공

요즘 관심사는 세종KTX역 신설 움직임속에서 청주 오송KTX역을 지키는 일이다. 'KTX세종역 저지·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세종시가 만들어지기까지 충북이 희생하고 공조했는데 세종KTX역이 만들어진다는 건 국가균형발전에 저해되고 충청권 공동번영에도 역행하는 일입니다. 오송역은 충북의 관문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 방법이 세종역 신설 저지입니다."

힘들 때 힘을 얻는 말이 있냐고 묻자 로마서 5장 3~4절 말씀을 조용히 읊조렸다.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르게 함이라."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참고 참고 이겨내는 사람에게 희망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녀는 20년째 기독교 신자다.

충북도의회 65년 의정 사상 최초로 여성의장을 지낸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이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장을 보며 민생행보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충북도의회 65년 의정 사상 최초로 여성의장을 지낸 김양희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이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장을 보며 민생행보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즐겨부르는 18번 애창곡으로는 혜은이 '열정', 김혜연 '유일한 사람'을 들었다.

"내가 기뻐할 때도 슬퍼할 때도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줄 유일한 사람이라는 내용인데 노래가사 때문에 저의 '18번 노래'가 됐어요. 노래도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거니까."

김양희 청주흥덕당협위원장 특유의 열정으로, 김양희식 대화법으로 내년 4.15총선 무대에서 어떤 찬가를 부를지 기대된다.

 

김양희 당협위원장 셀프프로필

-자유한국당 청주흥덕당협위원장
-前 충북도의회 의장
-前 충북도 복지여성국장
-前 자유한국당 전국여성의정회 공동대표
-청주교동초등학교 동문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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