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는 4월 11일 치러지는 제19대 총선이 29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예비후보들은 연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공약이나 상대후보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등 초반 승기를 잡기위한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김용수

내년 4월15일 실시되는 제21대 총선의 막이 올랐다. 17일 총선 출마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는데 이제부터 120일간의 선거 레이스가 펼쳐진 것이다. 등록을 마치게 되면 비록 예비후보자 신분이지만 선거에 나설 이들이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자신을 알리고 다닐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총선 후보들이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한표를 달라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정당별 공천작업과 후보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후보자등록을 마쳐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유권자 표심을 향한 행보는 첫 발을 뗀 셈이다.

따라서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든, 아직 하지 않았든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이들이라면 마음이 바빠질 수 밖에 없다. 120일이란 시간이 길 수도 있지만,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게 앞서 선거에 나섰던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과는 달리 선거판은 안갯속이다. 아직 시일이 많이 남은 만큼 출마 구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선거구 자체가 불확실하다. 지난 총선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올 4월쯤에 확정됐어야 하지만 선거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다툼으로 지금으로서는 국회의원 스스로도 전망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로 인해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이 뛸 선거구조차 모른채 선거운동에 나서야 할 판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인해 지역구 숫자도 예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통폐합 등 지역구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곳이 상당하다. 예전에도 비슷한 경우는 있었지만 그 대상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21대 총선은 기본 구도부터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구 상황이 이러하니 정치신인들로서는 난감한 지경이지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그저 그동안 자신이 활동하던 지역이 그대로 유지되기만을 바라면서 하루하루 발품을 팔 뿐이다.

말도 안되는 이같은 일들은 이제 끝내야 한다. 제 밥그릇을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스스로의 입맛대로 정하는 국회부터 바꿔야 한다. 언제나처럼 선거때마다 반복되는 정치개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번엔 국회의원들을 바꿔야 한다. 그들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길을 걷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그리해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가할 수 있는 최고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외면해 온 결과가 작금의 상황이다. 이제라도 언제나 깨어있음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사상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는 제21대 총선이 선거혁명의 기회가 될 수 있을 지 여부는 오로지 국민, 유권자들의 손에 달렸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고, 지금 상황이 우려스러울 때 대부분의 국민은 아직도 4류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를 탓하고 정치인을 비난하지만 이는 국민들이 자초한 것과 다르지 않다. 선거때마다 반복되지만 매번 결과가 다르지 않은 까닭이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다. 편가르기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경제와 교육의 자율성을 억압하면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국민을 호도(糊塗)하는 정치행태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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