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지난 11월 29일 강서2동 행정자치센터가 개관식을 했다. 내곡동에서 36년의 세월을 엮고 400여 평의 대지위에 3층 건물을 지었으니 동민 전체가 기쁨으로 가득하다.

테크노 단지가 형성되고 강서2동은 인구가 1만3천명이 넘고 있다. 중부권에서 가장 큰 문암 생태공원과 무심천과 미호천을 끼고 무한한 꿈을 펼칠 청주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시장님의 축사를 들었다.

강서 2동은 인구 3천명의 청주시에서 가장 작은 동으로 시민의 날 행사나 단합대회를 하면 꼴찌로 빈약하기 이를 때 없던 마을이다.

더욱이 혐오시설은 모두 강서2동에 모여 있었다. 그린벨트에 쓰레기 매립지와 준공업지역이었으며 우시장과 도살장, 환경사업소까지. 오죽하면 젊은이들이 모두 고향을 등지고 떠나버렸다.

땅을 가진 지주들과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공생하며 지내던 곤곤했던 오지였다. 옛말에 음지가 양지 되고 쥐 구명에도 볕들 날 있다고 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오고 있다는 속담이 맞는 말 같다.

또한 서청주 농협은 5층 건물을 지어 송절동 지점을 탄생시켰다. 서청주 농협 조합원 수 3천명으로 강서2동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이는 모두가 농협 조합원으로 알고 있다.

테크노 단지에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 저축기관이 생겨나니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이들도 소외감 없이 갈 곳이 생겼다.

병·의원이 생기고 1시간마다 다니던 시내버스가 수시로 드나드니 학생들이 거리에서 차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에서 벗어났다. 걸어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도 생겼다.

문화적인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던 강서2동에 상가가 형성 되어 밤이면 테크노 단지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욕심이 있다면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목욕탕이나 병의원이 생겨 생활의 불편을 해소해 주었으면 싶다.

이제 고생만 했던 실버 세대들이 행정자치센터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동참하여 문화적인 혜택을 마음껏 누렸으면 싶다. 남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살기 좋은 행복한 강서2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평생을 농업에 종사한 어르신들은 수박농사와 하우스에서 채소를 가꾸다 보니 몸이 여기저기 다 망가져 버렸다. 한의원이 생겨 좋다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출근을 하신다. 다녀오시면 경로당의 화재 거리가 무성하다. 죽기 전에 이렇게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내곡 종점에서 문암을 거쳐 시내버스를 타고 다닌 지 오래다 보니 모두가 한 가족 같았던 주민들이다. 이제 상당공원을 중심으로 흥덕구 구석구석을 빙글빙글 돌아 시내버스로 시내 한 바퀴를 돌아서 다니는 불편함은 있지만 자가용 족들은 마냥 행복하다. 그놈의 정이 뭔지 아직도 정든 육거리 시장을 가야만 되는 줄 아는 노인들이다.

눈이 오고 비가 많이 내리면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던 강서 2동이 이제는 아니다.

그동안 땅 지킴이로 두더지처럼 살아온 가슴 아린 사연은 대대손손 전해지는 전설이 될 것이다.

이제 며칠 후면 대망의 2020년 새해가 밝는다. 강서2동에 입주하신 것을 환영하며 주민들 가정의 평화와 소망하시는 꿈 모두 성취하시길 바라며 희망의 세레나데를 불러본다.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