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역 신설' 논란이 천안분기 호남연결 노선 주장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강호축 개발을 위한 '충북선 철도 고속화'와 충청권 광역철도의 거점, 철도산업 해외진출의 터전 등 'KTX오송역'은 한반도 광역교통망의 중심거점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김용수

끝을 알수 없을 정도의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빈사(瀕死)상태에 빠진 지역건설업계에 모처럼 단비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정부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SOC) 사업에 지역 건설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번에 지역건설 경제활력대책으로 내놓은 이들 사업에 대한 '지역의무공동도급제'는 공사입찰 참가자격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고, 참여비율도 의무화 20%에 많게는 40%까지 보장하고 있어 효과가 확실해 보인다. 일감이 없어 경영은 고사하고 존폐의 기로에 섰던 지역건설업의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일단 이번 조치는 규모면에서 주목할만하다. 그 대상이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가운데 연구개발 건을 제외한 20건에 달하고 사업금액이 보통 1조원을 넘을 정도로 대형 사업들이다. 충북에서 진행되는 것만 충북선철도 고속화, 고속철 평택~오송 복복선화, 세종~청주 고속도로 등 3건이다. 여기에 충남, 세종, 대전 등도 모두 한두건 이상 사업구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 떨어질 '현찰'도 크지만 그동안 경기부양 필요성에도 SOC투자를 꺼렸던 현 정부가 공공사업 차원에서 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 전반에 훈풍이 기대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이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들은 현재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마치고 타당성조사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쯤이면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는 등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일거리가 주어지지는 않더라도 호흡을 가다듬고 참여를 준비하는 여건 조성이 이뤄질 수 있다. 이에 더해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선순환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의지의 바탕이 마련되고, 의지가 생겨야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지역 건설경기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사업들도 함께 전개돼 업계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체육관, 도서관, 어린이집, 주차장 등 일상에 필요한 시설들을 한 공간에 설치하는 생활SOC복합화가 그것이다. 충북 8건, 236억원 등 충청권만 총 43건, 1천300억원 규모다. 주민들에게는 편의와 혜택이, 건설업계에는 일거리와 사업비가 돌아간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작의 의미가 중요하다. 더구나 이런 것들이 더해져야 충청권을 비롯해 자영업자수가 계속 줄어드는 내수경기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건설은 유통과 함께 지역 소비경제를 이끄는 양대축으로 지역경기 활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연관 파급 및 일자리 확충 면에서 다른 업종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역할과 비중으로 최근 지역경제 침체의 주 요인으로 꼽혔지만 현 정부는 지금까지 눈을 감고, 귀를 닫을 뿐이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눈과 귀를 열겠다는 신호로 풀이되는 것이다. 비록 잘못을 되돌린 시점이 많이 늦기는 했지만 오늘부터라도 실물경제, 지역경제가 전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우리의 처지가 너무 곤궁하다보니 책임에 앞서 하루라도 빨리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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