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最古 '슴베찌르개' 출토… 찌르기 + 자르기 사용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이 단양 수양개 구석기문화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1996년부터 시작한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학술회의는 2019년까지 매년 개최돼 올해로 24회를 맞았다. 현재까지 16개국의 다른 나라와 9번의 국내 개최를 하면서 어디를 가더라도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주제로 진행해 왔으며 전세계 어디에서도 같은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한 것은 수양개 국제회의가 최초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중국 북경에서 제24회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회의의 내용과 그 의미를 살펴본다. / 편집자

이번에 개최된 제24회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학술회의는 중국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구점서 발굴된 북경인 발굴 90주년을 기념해 '수양개 국제회의'의 한 분과로 개최하게 됐다.

세계문화유산인 '주구점' 발굴 기념 국제회의는 수양개 국제회의로서는 80주년때 첫 발표를 시작으로 올해 두번째 개최하는 것이다.

제24회 수양개 국제회의 포스터

80주년때만 해도 '북경원인 80주년 기념'회의로 한국의 주제는 달지 못했는데 올해 회의에서는 '주구점과 수양개'를 주제로 발표할만큼 수양개 유적의 중요성과 한국 고고학이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발표자 2명이 수양개 문화를 중심으로 기조강연해 주목을 받았다.

먼저 제11회 수양개 학술상 수상자인 김주용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가 이융조·우종윤·김경자·박선주와 함께 연구한 '한국 단양의 수양개유적과 구낭굴을 중심으로 한 후기 구석기유적의 형성과 연대' : 구낭굴에서 발굴된 사람 (구낭굴사람)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수양개 6지구 2문화층 유물 출토사진./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
수양개 6지구 2문화층 유물 출토사진./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

김 박사는 수양개 6지구 4문화층의 석기문화 연대가 4만~4만5천년 사이에 걸쳐 있어 구낭굴 3문화층 사람과 같은 시기의 사람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생인류의 후기구석기시대 초기의 문화로 평가돼 구낭굴유적은 구석기인들의 강과 동굴을 동시에 생활영역으로 삼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구낭굴 사람의 발가락 뼈와 왼손 손가락 뼈를 토대로 추정해본 결과 163~169㎝의 사람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박사는 "현대인의 실체를 구낭굴에서 찾아야 한다"며 "한국 현대인의 기원을 찾기 위한 것으로 이곳에 대한 발굴이 더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양개 6지구 4문화층에서 출토된 슴베찌르개

이어 아코시마 카오루 일본 동북대 교수는 우종윤·홍혜원·이승원·이융조와 함께 연구한 '수양개 6지구 출토 슴베찌르개의 기능과 현대 인류 행위의 등장에 대한 적용' 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4만2천년 전에 발굴된 수양개 6지구 4문화층에서 출토된 슴베찌르개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찌르개로서, 기능에 대한 분석결과 찌르는 기능(사냥)과 함께 유물의 반 정도는 자르는 기능도 갖고 있음을 확인해, 복합 연모를 다기능으로 사용한 현대 인류의 지혜와 문화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수양개 6지구는 아시아후기구석기전기(EUP)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등장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부분으로 나눠 진행된 회의에서 제3부분 '수양개와 아시아의 이웃들'에서는 오타니 카오루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연구원이 이경우·우종윤·이승원·이융조와 연구한 '수양개 왜 중요한가(ⅩⅢ)-수양개 6지구 4문화층의 성격에 대한 조명'을 발표했다.

이곳에서 작은돌날몽돌(소형석기)이 발굴됨으로써 연대가 4만2천년까지 올라가 종전의 주장보다 1만년 이상 앞서게 됐다.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충북대학교 명예교수)는 "작은돌날몽돌이 출토되면서 작을 것을 다루는 섬세한 표현이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대인의 특징을 보여준다"며 "작은돌날몽돌은 한국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후기구석기전기 문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유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의 최동혁 연구원은 이헌종·우종윤·이승원·이융조와 함께 연구한 '수양개 6지구의 2문화층에서 출토된 도끼모양 도끼의 기술 수법과 기능'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북동 아시아의 후기 구석기문화 말기에 나타나는 특징적 유물인 이 연모는 긴 격지를 중심으로 옆잔손질로 외날이나 양날로 만들어졌다.

한반도에서는 2만8천년~1만8천년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가죽껍질과 나무껍질을 벗기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슴베찌르개의 사용방법

이렇듯 중국, 폴란드, 체코, 말레이시아, 일본, 러시아, 베트남, 덴마크, 한국 등 9개 국가 학자들이 18개 논문을 발표한 자리에서 한국의 수양개 문화를 가지고 전기부터 후기구석기로 폭 넓은 주제를 발표했다는 점, 최근 새로운 연구결과들을 발표해 주목을 얻었다는 점, 수양개 6지구에 대한 4개의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얻었다는 점중에서도 2개의 주제가 북경인 발견 90주년 주제로 선정돼 발표된 것은 수양개 유적의 중요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중국학자(중국 구석기학회장, 아시아 구석기학회장)와 일본학자(전 일본 구석기학회장, 현 일본 구석기학회장)의 참석하에 수양개 6지구 4문화 층의 문화성격을 발표해, 이들이 아시아의 초기·후기 구석기문화 (IUP)의 중심자료와 유적으로 평가 돼야 한다는데에 공감표시는 수양개 유적의 중요성을 증명해 주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수양개 6지구 출토 유물을 보며 토론하고 있는 한국과 러시아 학자들(러시아 과학원 원사인 A.P. 데레비안코 박사와 크라스노야르스크 국립사범대학교 전 총장인 N.I. 드로즈도프 교수)/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
수양개 6지구 출토 유물을 보며 토론하고 있는 한국과 러시아 학자들(러시아 과학원 원사인 A.P. 데레비안코 박사와 크라스노야르스크 국립사범대학교 전 총장인 N.I. 드로즈도프 교수)/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

수양개 국제회의는 국민은행 충북본부(본부장 정종순)의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날이 갈 수록 단양 수양개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수양개에서 발굴된 주먹도끼 복제품이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영국에 있는 대영박물관에 2001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유물로 전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양개 6지구 유적조사와 관련 2019년도 최우수 학술상으로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인터뷰

세계사적으로 위상 높아진 수양개 충북도, 단양군 관심 절실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충북대 명예교수. / 이지효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충북대 명예교수. / 이지효

"중국에서의 수양개국제회의는 10년전에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주구점과 수양개'라는 주제로 세계문화유산인 주구점과 동등한 입장에서 발표했다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입니다."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충북대학교 명예교수)은 "수양개 국제회의와 발표자들의 위상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며 "내년 회의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데 국제회의를 주최한 중국과학원 고척추 동물여 고인류 연구소 관계자와 국제제4기학회장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 교수 등도 내년 회의에 참석 요청을 해왔다"며 높아진 위상에 대해 실감했다.

이 이사장은 내년 국제회의 준비와 관련해 연천 전곡리 박물관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전기구석기는 전곡리 박물관에서, 후기구석기는 우리가 수양개 여러 유물과 함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의무가 있다"며 "내년이 수양개 유적 발굴 40주년으로 국가 사적인 이 유적을 위해 충청북도, 충북대학교 박물관, 단양군 등 모두가 힘을 함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수양개 6지구에서 발견된 유물이 4만점 이상인데 그중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서 정수를 잘 선점해 새로운 전시기법으로 전시를 하고 훌륭한 도록을 만들어내 중요한 유적이라는 것을 전세계 학자들에게 알리고 자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수양개 지구가 국가 사적이고 국가에서 125억을 들여 박물관을 지어줬으면 충청북도는 물론 문화재청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며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곳을 충북도와 단양군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까지 181국가, 485개 논문이 발표된 수양개 국제회의는 내년 지식산업사 출판사와 책자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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