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든든한 지원군 염원… '롤러 메카' 단꿈 꾼다

권오길 회장이 롤러인의 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오길 회장이 롤러인의 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봄철이 되면 따사로운 햇살아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다.
추운 겨울철 얼음 위에서 만 탈수 있었던 스케이팅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롤러스케이트'이다.
농촌지역인 단양에서도 1995년 대강초등학교 '롤러스케이트팀'이 창단됐다.
창단 25년을 맞으며 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으며, 최예운 선수는 지난 2014년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대만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양지역이 롤러스케이트의 '메카'로 부상한 것은 지난 2015년.
비인기 종목으로 홀대 받으며 고생하는 어린선수들을 보다 못한 권오길(57)씨가 단양군 롤러스포츠연맹 회장을 자청하고 나서며 '금빛 사냥'을 이어가고 있다.
싸이클 선수 출신으로 단양이 고향인 그는 매년 수백만원의 사비를 들여 선수들의 영양식 및 격려금, 연말 총회에서 장학금까지 전달하고 있다.
단양지역에 다목적 롤러경기장을 건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권오길 회장을 만나봤다/편집자


▷단양지역의 롤러스케이트팀 소개 및 유망선수는.

제47회 소년체전에서 입상한뒤 기뻐하는 선수들
제47회 소년체전에서 입상한뒤 기뻐하는 선수들

-1995년 대강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현재 단천·상진·단양·매포초와 단성중, 한국호텔관광고등학교까지 연계육성을 하고 있다.
현재 초등 22명, 중·고등부 10명 등 총 30여명의 선수가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졸업생인 최예운 선수는 2014년 국가대표로 출전해 대만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매년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최예운을 비롯해 임주혜, 강수진, 강혜원, 최인호 선수 등 쟁쟁한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최인호 선수는 올해 스페인(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한국호텔관광고 1학년 재학중인 강혜원은 중학생 선수로 국내 유일하게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거머 쥐었다.
동계체전인 스피드스케이트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전국을 놀라게 했고, 하계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롤러스케이트의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초등부 MVP 출신인 단성중 박진호 역시 국가대표 선수로의 발탁이 유력 시 되고 있다.
초등부는 매포초 이수정, 단천초 권세진, 대강초 반지후·유건 선수가 기량이 나날이 발전해 선배들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부터 3년동안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전국체전 및 소년체전에서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3개를, 전국대회에서는 무려 70여개의 상을 휩쓸었다.
 

호텔고 최인호 금메달, 김태수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촬영
호텔고 최인호 금메달, 김태수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촬영

▷롤러 전용경기장이 없는데, 시합 대비를 위한 훈련은 어떻게 하는지.

-롤러경기장의 정규트랙은 200m이다.
하지만, 단양지역에는 정규트랙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트랙이 100m도 안되는 여려운 환경 속에서 대강초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초·중·고 30여명의 선수들이 스피드를 낼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트랙을 돌다 보면 넘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할까 항상 노심초사 하고 있다.
안정장비를 착용하지만, 선수들끼리 부딪치는 경우가 허다하며, 한달에 수차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고등부 선수들이 몸집이 커 여러명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을 할 시 서로 몸을 부딪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선배들과 후배들이 함께 어울려 훈련을 해야 실력이 향상되지만, 몸집이 작은 초등부 선수들이 다칠까봐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뒤따른다.

▷다목적 롤러경기장 건립에 혼신의 힘을 쏟고 계신데, 가능성은.

권오길 회장이 롤러인의 밤 행사에서 호텔고 강혜원 선수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권오길 회장이 롤러인의 밤 행사에서 호텔고 강혜원 선수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실내롤러경기장이 있는 자치단체가 한 곳도 없다.
경기장이 비를 맞지 않도록 구장 전체가 천장으로 덮여 있는 돔구장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약 200여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소도시로, 인구 3만인 단양지역에 이같이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면, 대내·외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결코 불가능한 계획 만은 아니다.
인근 제천시의 경우 시가지와 멀리 떨어진 청풍면 소재지에 청풍명월 국제하키장을 조성하고, 매년 크고 작은 전국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에 일조하고 있다.
단양에도 다목적 롤러경기장이 들어선다면, 국제대회와 전국대회 유치는 물론 해외선수들과 전국 초·중·고 실업팀 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 활용하면 경기활성화는 물론 관광단양을 전 세계와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단성면 북하리 주변에 군유지가 있는데, 이 부지를 활용하면 롤러경기장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종태 위원장을 위시해 단양지역 사회단체장 및 관계자 등 30명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역의 체육인들과 합심해 단양을 세계 및 대한민국 롤러스포츠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끝까지 노력하겠다. 

 

권오길 회장 인터뷰

권오길 회장
권오길 회장

다목적 롤러경기장 건립, 도민 협조 절실

"고향인 단양에 내려와 보니 실력있는 유망주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롤러스케이트연맹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침 주위 분들이 권유로 흔쾌히 회장직을 수락하게 됐습니다"

단양군 롤러스포츠연맹 권오길 회장(57)은 회장직을 맡게 된 동기를 이같이 밝히며 "장래가 유망한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빠른시일 내에 다목적 롤러경기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5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매년 주머니를 털어 수백만원을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아낌없이 희사(喜捨)하고 있다.

권 회장은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고, 입상을 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뒤따른다면 선수들이 신이 나서 더욱 좋은 성적을 낼 것이 아니냐"며 "내가 용돈을 조금 아껴쓰면 선수들을 뒷바라지 할 수 있다"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는 "롤러스케이트를 다리로 만 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하체 못지않게 상체 힘도 무척 강해야 된다"며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선수들이 소외감을 가질 경우도 있는데, 모든 분들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권 회장은 "단양에 다목적 롤러경기장이 건립될 수 있도록 충북 도민 및 군민들의 협조와 열화와 같은 성원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약력
 (주)선명건설 대표이사
 단양군 롤러스포츠연맹 회장
 (사)BBS충북연맹 단양지회장
 단양군 전문건설협회장
 전. 자유총연맹 단양군청년회장
 경희대 체육학과 졸업(싸이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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