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소통… 사업 체질 개선 '만족도 UP'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지난 2018년 김상용 주민자치위원장 부임 후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생동감 있는 지역축제, 주민과 공감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민자치위가 추진하는 원마루축제·키즈클래식 등은 주민 만족도를 끌어올리며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남다른 추진력으로 남다른 분평동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상용 위원장이 자치위원장으로 선출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인적쇄신이다.

"제2기 주민자치위원(2016~2017년)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것은 자치위원들의 의지와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위원장 혼자 자치위를 끌고 갈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는 분들을 모셔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죠."

그길로 지역에 덕망 있는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인재영입에 나선 김 위원장은 신규위원 13명을 위촉하며 25명의 제3기 주민자치위원회(재위촉 12명) 구성을 마쳤다. 이후 자치위는 자치운영분과(지역문제토론·마을가꾸기)와 문화교육분과(교양강좌·청소년 교육·축제 추진), 환경복지분과(지역사회 봉사활동), 프로그램분과(주민자치프로그램 운영) 등 4개의 분과를 구성,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마련한다.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나니, 회의 때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그중에서도 지역 대표행사인 원마루 축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당백 자치위를 구성한 김 위원장은 2018년 10월 열린 '제13회 분평동 원마루 축제'를 통해 2천여 명의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낸다.

"제13회 원마루 축제는 자발적인 후원기금을 통한 순수 주민참여 축제로 만들고자 했어요. 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연령이 즐기는 다채로운 구성, 도·농 복합지역인 분평동이 서로 협력하는 상생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사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했던 것이 주민들의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제3기 주민자치위가 기획한 원마루 축제는 준비 단계부터 앞선 행사와 차별화 됐다. 자치위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마음이 모이면서 1천700여만원의 자체 후원금이 조성됐고 각 아파트별 지원금도 900여만원에 달했다. 또 관내 병원과 공공기관 등에서의 후원도 이어져 총 3천여만원의 축제예산이 준비됐다.

주민 의견을 반영한 주요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 기존의 주민자치프로그램 발표회, 길놀이 외에 청소년퍼포먼스 경연대회와 원마루시장·자연보호를 주제로 한 미술대회 등은 어른들만 즐기던 행사가 어린이·청소년도 함께 하는 축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어르신들만의 문화로 여겨진 주민자치위 행사에 아이들이 찾아오면서 다소 정적일 수 있는 행사에 활기가 생기는 것을 목격했어요. 그때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지역을 위해 매우 중요하단 걸 깨닫고 내년도 사업 추진 때 꼭 실천하자 결심했어요."

김 위원장의 이러한 다짐은 청년분과 신설을 통해 2019년 사업에 반영됐다. 타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주민과 함께하는 키즈클래식을 운영했어요.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 개최했는데 수준 높은 연주와 공연해설로 아이들 뿐 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어요."

관내 예비사회적기업인 ㈜뮤직플러스와 연계한 이 사업은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한수경 대표 등이 참여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6월에는 호국보훈의 달에 맞게 나라사랑을 주제로 공연하는가 하면 10월에는 가을을 맞아 세계 명화와 함께하는 음악여행을 선보이는 등 매달 다른 공연이 펼쳐졌어요. 공연이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마지막 공연에는 350여명의 주민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습니다."

이밖에도 자치위는 여름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운영(8월 21~22일), 아이들 드론교실 '키즈 여름특강(7월 22일~8월 16일)', 한여름 밤 영화산책(8월 23일), 제주 봉개동-분평동 자매결연 교류사업 등을 추진하며 쉴 틈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주민만 생각하며 2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우리 자치위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땀 흘린 것 같아 뿌듯합니다."

제3기 주민자치위가 주민들에게 인정받으면서 김 위원장은 제4기 주민자치위를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간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부터는 주민자치위와 연계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우리 사업이 100% 지역에 환원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정부·지자체 지원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자치위가 무상으로 부담하게 되면 그 금액을 온전히 지역민들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또 자치위 사업마다 사업계획을 만들어 예산서를 만들고 수입·지출을 맞추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누가 자치위를 맡아도 주민들만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10~20년 지나도 딴 길로 세지 않는 그런 자치위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제가 위원장으로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일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주민자치위원회에 경종을 울리고 모범적인 자치위 운영 선례로 남고 싶다는 김 위원장은 이미 175쪽 규모의 제13회 원마루 축제 결과보고서를 만들었다.

'올바른 자치위 운영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분평동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김 위원장은 2020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세우며 주민을 위한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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