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송미애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의원

공공기관이든 또는 민간기업이든 조직은 내·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게 된다. 특히 근래에는 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제때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하게 된다. 따라서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도 급속한 환경변화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고 또 그에 맞는 조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과거 공공기관을 '도산없는 부실 기업'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만큼 공공기관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

이시종 지사가 '충북경제 4% 실현'을 공약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 공약달성을 위해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충북도의회가 의결한 '충북도 행정기구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보면, 주요내용은 '정무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고, 경제통상국을 '경제'와 '산업'분야 전담국으로 분리 신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도체산업, 차세대자동차 인프라구축 및 드론산업 클러스터 육성 등 미래지향적인 산업을 타 시·도보다 선점하고자 적극적인 조직개편을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도의 조직이 너무 '충북경제 4% 실현'에 매몰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민이 바라는 것은 '충북경제 4% 실현'이 다가 아니다. 충북도민이 진정 바라는 것은 문화와 환경의 발전과 향상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고 생각한다.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의 장기화 등에 따라 우리 도는 환경산림국을 신설하고 2030 미세먼지 종합대책 수립, 고농도 비상저감조치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도민건강 보호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인력면에서는 어떠했나?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중앙에서 3명의 인력증원을 허용하였지만, 지난 7월 1명을 증원한 것이 전부이다. 정작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면서도 주어진 인력마저도 증원하지 않았던게 우리의 현실이다. 늦었지만 이번 정원조정에서 나머지 인력을 보강한 것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또한 충북도의 조직을 살펴보면 환경, 문화예술, 안전 분야에 배치된 공무원 수가 타 시·도에 비해 적다.

당장 실적이 없고 보이지 않는 분야라고 인원과 예산 투입을 소홀하게 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특히, 이번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일제의 잔재문화를 발굴 청산하고자 하는 조례를 만들고 새로운 업무를 신설하였으나 정작 인력증원은 한명도 없었다.

사는 곳이 안전하고 깨끗하고 문화예술이 발달하면 사람이 모여들고 지역 총생산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충북경제 4% 달성, 미래인재 육성 등을 외치며 미래의 충북만을 이야기하며 정작 오늘을 사는 도민들의 안전과 환경이나 문화예술을 너무 가벼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충북경제 4%는 달성했으나 환경문제 하나가 해결되지 못하고, 문화예술이 없는 충북도가 된다면 도민들은 타 지역으로 떠나게 될 것이다. 충북도는 너무 늦기 전에 안전, 환경, 문화예술을 위해 조직을 재설계하고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인구 유입도 되고 경제성장도 될 것이다.

송미애 충북도의원
송미애 충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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