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는 '전세' 서울선 '내 집'… 말로만 지역구 국회의원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청와대와 정부에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내년 총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1인 1주택'을 권유하고 나선 가운데 충북지역 현역 국회의원 8명중 다주택 보유자는 4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충북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은 서울에 집을 소유하고 있고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전세를 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서울·수도권이 본 근거지인데 제대로 된 지역정책을 펼 수 있겠느냐며, 낙선하면 바로 지역을 떠날 것이라며 '말로만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경제정책이나 부동산정책에 있어 서울·수도권 지지에 따라 지역균형발전에는 무관심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관보에 공개한 '2018년 기준 국회의원 재산 변동 사항'을 분석한 결과, 충북 지역구 국회의원중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민주당 4선 오제세(청주서원) 의원으로 5채를 갖고 있다. 이번 민주당의 '내년 총선 출마자 1인1주택' 동참 대상이다. 오 의원은 ▶서울 상일동 연립주택 152㎡(46평) ▶청주시 우암동 단독주택 185㎡(56평) ▶청주시 오창읍 단독주택 41㎡(12.6평) ▶청주시 분평동 아파트 49㎡(15평) ▶경기도 성남시 오피스텔 116.87㎡(35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 아파트·단독·연립주택·오피스텔을 반영하고 사무실·상가·빌딩 등은 제외했다.

주택 최고가는 자유한국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의 서울 삼성동 아파트 203.12㎡(61.5평)로 1채 가격이 37억5천200만원을 웃돌았다. 건물 보유 재산만 72억원대인 박 의원은 모두 4채의 주택을 갖고 있다. 서울 삼성동 아파트의 경우 부인과 각 5대5로 지분으로 각각의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박 의원은 서울에 아파트 2채, 경기도에 단독주택 1채, 자신의 지역구인 옥천에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다.
같은 당 이후삼(제천단양) 의원도 ▶제천 하소동 아파트 84㎡(25평)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133㎡(40평) ▶경기도 성남시 주택 47.4㎡(14평) 등 3채, 같은 당 도종환 의원도 ▶보은군 단독주택 91㎡(27평) ▶청주시 복대동 아파트 131㎡(39평) 등 2채를 소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집은 서울에 두고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전세로 사는 경우도 절반에 달했다. 4선 중진 변재일(민주당 청주청원)·정우택(자유한국당 청주상당), 재선의 이종배(한국당 충주)·경대수(한국당 제천단양) 의원이 해당된다.

변 의원은 서울 여의도동 아파트 150㎡(45평, 9억8천만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청주시 오창 아파트 119㎡(36평)에 전세를 살고 있다. 정우택 의원도 서울 서초동 아파트 220.55㎡(67평, 15억5천만원 상당)를 소유하고 있고, 청주시 용암동 아파트 75㎡(22.7평)에 월세를 살고 있다.

경대수 의원 역시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118㎡(36평 17억7천만원 상당)를 소유한 채 음성군 아파트 59㎡(18평)와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183㎡(56평) 등 두 곳에 전세를 살고 있다. 이종배 의원 또한 서울 개포동 아파트 73㎡(22평)를 소유하고 충주 봉방동 아파트 86㎡(26평)는 전세다.

총 건물 보유 재산은 박덕흠 의원이 72억3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정우택 의원 28억9천만원, 오제세 20억7천만원 순이며 이후삼 의원이 5억3천만원으로 가장 적다.

오제세 국회의원은 중부매일과의 통화에서 "거주하고 있는 청주와 서울 집 두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곳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으로 임대료를 안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에게 거주 목적 이외 주택에 대한 처분을 요청하면서 민주당 다주택 보유 현역과 출마예정자들이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앞서 17일에는 청와대도 '서울 강남과 세종시 등 투기 과열지구 내 다주택 보유자는 6개월내 1채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지침을 1급 이상 참모들에게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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