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지난해 12월 27일. 문화제조창C로 거듭난 옛 연초제조창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가 개관했다.

어느덧 개관 1주년을 맞은 청주관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자 문화재생의 성공사례로 개방 수장고 및 보이는 수장고와 보존과학실 운영으로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개방 수장고는 미술관의 기본 구성 요소인 소장품을 수장한 상태로 관람자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방대한 양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기능까지 알 수 있는 확장된 개념의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청주관은 지난해 개관 이후 지난 10월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문화제조창C와 함께 개최된 2019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했다. 그 결과 개관 1년만에 21만명이 찾는 성과를 이뤘다.

청주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정부·미술은행 소장품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총 3차에 걸쳐 4천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게 된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의 40% 규모다.

개관과 함께 1950년대 김환기가 그린 '초가집'과 이중섭이 말년에 남긴 '호박'(1954), 박래현의 '영광'(1967)과 같은 유명 작품들이 보이는 수장고에서 관람객에게 공개됐다.

유명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청주시민은 물론 서울, 대구, 대전 등 전국에서 청주관을 찾기 시작했다. 이는 짧은 전시기간에만 볼 수 있었던 작품들을 상시적으로, 그것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서울관과 과천관을 주로 다니며 관람했다는 서울의 한 관람객은 "대전 출장길에 일부러 들러 청주관을 찾았다"며 "보고싶었던 작품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볼 수 있어 좋고 전시를 위해 정돈된 구성이 아닌 여러 작품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청주관은 577억을 들여 연면적 1만9천855㎡, 지상5층 규모에 수장공간(10개), 보존과학공간(15개), 기획전시실(1개), 교육공간(2개), 라키비움 및 관람객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청주관은 개관 1주년을 맞아 조금은 휑했던 2층 휴게공간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관람객들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미술작품을 조회할 수 있는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개관 1주년을 맞은 만큼 청주관에서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미술인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청주관을 가장 많이 방문한 관람객은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 일 것이다. 이들의 가장 큰 바람은 아이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개관 후 바로 정착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없는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청소년의 미술관 관람을 돕는 활동지 '깨알 같은 미술탐구', 어린이 대상 작품감상 프로그램 '씽씽토요일; 우리 함께 미술탐구' 교육이 현재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청주관은 2020년에는 학부모와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들 미술교육에 대한 강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렇게 좋은 공간과 자원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청주관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청주관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갖고 있는 장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과의 교류도 진행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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