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초계변씨 종중 문화재 기증 감사패 증정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신영호)에 조선시대 후기의 문서행정과 경제·사회상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기증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초계 종중의 변상경(68)씨가 지난 10월 국립청주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초계(草溪) 변씨(卞氏) 종중에 전해오는 고문서·고서 30여 점으로 조선 인조(仁祖) 때 흥덕현(興德縣·현재의 전라북도 고창군)의 현감을 지내고 청백리(淸白吏)로 이름을 남김 일공 변시환(卞時煥·1590~1666)과 그의 아들 변택(卞擇), 증손자 변득하(卞得夏), 5대손 변상진(卞尙鎭)에 관계된 것들이 중심을 이룬다. 이들 고문서를 통해 변시환 이하 6대에 걸친 초계변씨 종중의 가세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신교지(告身敎旨)와 교첩(敎牒) 등 국왕 및 중앙관부가 관원에게 내려주는 임명장에서부터 준호구(准戶口) 등 호적 관련 문서, 납폐서(納幣書) 등 혼인문서와 과거시험에서 제출했던 답안지인 시권(試券), 변시환을 배향한 청주 흥덕구 송계서원(松溪書院)의 운영 모습을 살필 수 있는 품목稟目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돼 있어 조선후기의 문서행정과 경제·사회상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특히 이 중에는 변득하 5남매의 화회문기(和會文記·1730)도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17세기 무렵까지는 고려시대 이래의 남녀균분상속이 이루어지다가 18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유교식의 장자단독상속이 점점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화회문기에는 두 명의 딸 뿐만 아니라 서모(庶母)와 서자(庶子)들의 몫까지 배분하고 있어 남녀균분상속에서 장자단독상속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조선시대 사회사 연구에도 시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변상경씨가 기증한 유물들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수 및 보존처리 중이다. 2020년 상반기 무렵 처리가 완료되면 이후 국립청주박물관 전시실에서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국립청주박물관은 지난 27일 올해 가장 많은 수량의 유물을 기증한 초계 종중의 변상경씨(68)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청주 출신인 변상경씨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16세 때부터 공장 직공, 분식집·식당·커피점 운영 등으로 모은 재산을 성당, 특수학교, 지역사회 등에 기부하며 일상 속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