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 직원 32명으로 구성된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가 지난 28일 청주 청원군 주중동 '은혜의 집'에 내복 등을 전달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직원 32명으로 구성된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가 지난 28일 청주 청원군 주중동 '은혜의 집'에 내복 등을 전달하고 있다.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사흘 앞둔 지난 28일 오전 10시 30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은혜의 집' 생활관.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 부르는 실버가수의 멋드러진 노래에 장애인복지시설 원생들이 어깨를 들썩였다.

원생들 사이에 도란도란 앉은 노란색 조끼를 입은 이들도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서 흥을 돋궜다. 한 원생이 장윤정의 '어머나'를 수줍은 듯 부르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어지면서 원생들은 너두나도 자리를 박차고 나와 땀을 흠뻑 흘릴 정도로 격렬하게 춤을 추었다. "한 곡 더"라는 앙코르 요청에 생활관에 있던 30여명은 방방뛰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깔깔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이날 행사는 충북경찰청 봉사동아리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가 만든 자리다. 금천교회에서 아코디언 연주와 실버가수 등을 통해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뤄졌다.

2010년 창단된 '따사모'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은혜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충북경찰의 사랑나눔 모임이다. 경찰관과 행정관 32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설에서 주문하는 시설 청소, 빨래, 원생 목욕 등을 도와준다.

따사모 회원들은 원생들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한다. 단순 노동봉사보다는 원생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친구'가 되기를 희망한다. 원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산책을 자주하는 이유다.

수년 간 매월 이곳을 드나들다보니 원생들도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맞아준다고 한다. 서로를 떠다밀며 스킨십하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친구였다. 한바탕 신나게 논 따사모 회원들과 원생들은 피자와 통닭, 김밥, 과일을 함께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점심은 물론 겨울맞이 내복도 선물했다. 매월 만나는 이들이지만 돌아서는 발길은 늘 무겁다. 원생들도 아쉬운지 꼭 잡은 손을 좀처럼 놔주지 않는다. 원생들의 어깨를 또닥이며 새해 만남을 기약했다.

'따사모' 회장을 맡고 있는 충북경찰청 김도환 정보화장비기획계장(경감)은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맞아 원생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너무 즐거워하니 뿌듯하고 고맙다"며 "봉사라기보다는 원생들과 서로 부둥켜 어울려 떠들다보면 되레 따뜻한 마음을 채우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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