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속리산 문장대 일출 / 보은군 제공

새로움은 설렘을 동반한다. 변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오늘의 하루가 어제의 하루와 다르지 않음에도 새해라는 이름을 붙여 의미를 두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이제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를 맞는 마음가짐이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다르겠지만 경자년 새해, 새날을 맞는 것은 누구나 같다. 가보지 않은 길이며 새로운 출발인 것이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움을 맞는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은 그래서 이 즈음에 딱 맞는 말이다. 새로운 다짐으로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잘못은 털어내고 변화로 새해를 맞아야 한다.

신년화두는 올 한해 가야할 방향이자 풀어야할 과제다. 그래서 지역과 기관을 이끄는 단체장들은 매년 새해를 맞아 신년화두를 내놓는다. 새로운 날에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나아갈 것을 주문하는 셈이다. 거꾸로 보면 이는 지난해에, 그 이전에 하지 못했던 혹은 해야했던 숙제를 의미한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버려야 새로움이 시작된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내놓은 '경자대본(經者大本)'이나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이 말한 '동심동덕(同心同德)', 김병우 교육감의 '시우지화(時雨之化)', 한범덕 청주시장의 '여민동락(與民同樂)' 등 모두가 그런 배경을 갖고 있다.

충북도의 신년화두 '경자대본'은 다양해진 경제수단을 두루 아우르며 경제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국내외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농업과 공업, 상업 등 경제 전반의 성장을 이끌어 어려움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량을 집중했던 기업유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산업 분야별 상호협력,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지금까지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에만 매달렸던 충북도정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을 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실이 다져져야만 외형의 성장을 감당할 수 있음은 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충북도의회의 '동심동덕'은 충북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자는 주문이다. 슬로건인 '소통하는 의정'을 위한 화합과 협치를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이를 통해 의정(議政)이 중심을 잡고 역동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세간(世間)의 지적을 새겨야 할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의 '시우지화'는 때맞워 내리는 비처럼 적절한 지원을 강조한 것인데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먼저 살펴볼 일이다. 청주시의 '여민동락'은 시민체감 행정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교통과 환경 등 난제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같은 신년화두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뜻과 의미를 갖고 있다. 이들을 신년화두로 꼽은 이유도 그럴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고, 실행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굳건한 의지를 담았다하더라도 말뿐이어서는 안될 일이다. 아무런 노력과 행동 없이 그저 새해를 시작하는 구호로 끝난다면 실없는 존재가 되는 것은 물론 스스로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을 실행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걷는다면 비록 목표에 다다르지 못해도 성과로 기록되고 기억된다. 단체장이 아니어도 개인적으로 새해 목표를 새기는 것은 그래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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