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가 학생회장(?)… 학교측 뭐했나
학교폭력 가해자가 학생회장(?)… 학교측 뭐했나
  • 신동빈 기자
  • 승인 2020.01.05 14: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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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알았지만 출마 용인… 3월 재선거·학사일정 차질
S군은 지난해 8월 20일, 용기를 내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알렸지만 4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잘못한 것에 대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학교 측이 작성한 학생확인서.
S군은 지난해 8월 20일, 용기를 내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알렸지만 4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잘못한 것에 대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학교 측이 작성한 학생확인서.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이하 학폭) 징계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이 학생회장에 당선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가해학생이 학생회장으로 당선되면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강행해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학폭 피해학생인 Q군은 가해 학생들이 자숙하는 모습이 아닌 되레 당당히 선거에 출마해 학생회장까지 오르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Q군에 대한 집단 괴롭힘은 이 학교 입학 직후인 지난 2018년 4월부터 시작됐다. 

Q군이 직접 쓴 메모와 학교에서 작성한 학생확인서 등에 따르면 A군을 비롯한 동급생 3명은 이때부터 Q군을 '장애인'이라고 부르며 놀렸다. Q군의 내성적인 성격을 '장애인'으로 빗대면서 괴롭힌 것이다. 안경을 부러뜨리거나 필통을 몰래 버리기도 했다. 

2학년으로 진학하면서는 시비를 걸고 사과를 반복하는 등 수위가 더욱 거세졌다. 부모의 직업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며 자극하기도 했다. 폭력행위도 더욱 잦아졌다. 

참다못한 Q군은 지난해 8월 아버지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Q군 아버지의 문제 제기로 학교 측은 그 해 9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A군과 B군에게 각각 '출석정지 10일', C군에게는 '학급 교체'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청주지검은 같은 해 11월 A군 등 3명에 대해 모욕·폭행 등의 혐의로 보호처분이 필요한 소년부로 송치했다. 

이 사건은 학교 측이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받은 A군의 학생회장 출마를 승인하면서 불씨가 재 점화됐다. 학교 측은 A군이 학생회장에 당선될 경우 재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A군의 학생회장 출마를 제지하지 않았다.

교칙에 따르면 학생회장 입후보 자격은 '선거 공고일 현재 사회봉사 이상의 처벌을 받고 있지 않은 자', '품행이 바른 자' 등으로 명시돼 있다. 

재선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으로는 '당선인이 학생생활 규정 위반으로 학교봉사(징계 5단계 중 훈계 다음으로 가벼운 처분) 이상의 처벌을 받아 그 직을 상실할 때'로 적혀 있다. 

학교 측은 가해학생 측에서 학폭위 처분 결정에 불복, 재심리 요구절차인 행정처분심판을 청구함에 따라 A학생의 학생회장 출마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행정처분심판으로 앞서 내려진 출석정지 등의 징계효력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런 학교 방침에 따라 A군은 학생회장에 출마했고, 그 해 12월 20일에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A군은 당선 열흘 뒤에 기존 '출석정지' 처분에서 두 단계 아래인 '사회봉사' 처분으로 감경된 행정처분심판 결과를 받게 되면서 학생회장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결국 학생회장 선거는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 학교 교감은 "학교는 절차대로 진행했고, A학생과 학부모에게 당선 이후에 문제가 되면 재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명확히 고지했다"면서 "A학생 측의 입장이 강경해 어쩔 수 없었다"며 불복절차에 따라 징계처분이 중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해학생 Q군의 아버지는 "학교 측이 책임회피를 위해 가해학생 측과 행정절차를 따지는 3개월 동안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A학생이 학생회장으로 나서면서 우리 아들은 학교 공식 왕따로 지옥 속에 살았다"고 울먹였다. 

그는 이어 "가해학생에게 주어진 이해와 배려가 우리 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는지 따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학생의 2차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행정절차만을 고려한 학교 측의 판단으로 학생들은 오는 3월 학생회장 재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전례 없는 재선거로 학기 초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됨은 물론 학사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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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17:03:35
여기 학교 어디지 역겹네; 좋은 기사 읽고 갑니다.

홍길동 2020-01-07 12: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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