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최근 이제껏 수입에 의존했거나 국내 남부지역 일부에서 소량 생산되는 열대과일이 농가의 신 소득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영향으로 수도권에서도 블랙초크베리, 아로니아 등 열대 과일 생산 농가와 생산량이 점차 증가추세를 보여 새로운 소득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의 농가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초크베리, 망고 등 열대 과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기존 생산 과실인 포도 복숭아 등은 감소세가 확연했다.

2017년 수도권 과일 생산량을 보면 열대과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블랙초크베리는 2016년 4.6톤에서 지난해 무려 20배 상승한 99.5톤을 기록했다고 한다. 또한 소비증가세를 보이는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역시 같은 기간 각각 48.7%와 23.5% 생산량이 늘어나 증가세가 확연하다고 한다.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아로니아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밖에 체리, 패션푸르트, 구아바 등도 재배 증가로 더 이상 수입농산물로만 지칭할 수 없다. 특히 도시 귀농인들이 재배하기 쉽거나 수익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작물 재배를 시도하면서 열대 과일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여지껏 국내 농가 과일 생산의 주축을 담당했던 포도 복숭아 등은 감소세가 확연했다고 한다.

남부지방 농촌 재배 과일의 '세대교체'도 일어나고 있다. 감 사과 배 등 전통적인 과일은 정체 상태인 반면 망고 구아바 패션프루트 등 열대과일은 늘고 있다. 열대과일 재배 농가와 면적 확대는 우리나라 기후 온난화 현상이 주된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90년 후반부터 급격히 진행되는 온난화로 남쪽지역에서도 열대과일 재배가 가능진 것이다. 열대과일은 하루 평균기온이 10℃가 넘는 달이 연중 8개월 이상 되면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이들 열대과일 수입이 늘어나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재배 증가로 이어진 것도 요인일 수 있다. 수입 열대과일이 뛰어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나 소득 증대를 위해 신품종 과일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열대과일 소비 증가는 우리 전통과일의 소비 정체를 가져 올수 있음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깎아 먹는 과일'에 대한 기피 현상마저 생겨나고, 농촌 인구 고령화로 기존 과수 농가가 재배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현상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부처는 열대과일 재배 농가에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비를 지원하고, 농가 소득 증대와 농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농가의 판로 확대를 돕는 등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대내외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작업의 기계화, 미래농업 육성, 친환경농업 개발·보급, 재해·돌발 병해충 방제 등 적극적이고 탄력적인 대응 능력을 갖출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농가 경영개선 지원, 맞춤형 열린 교육, 선도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 육성을 통해 우리농업의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 농업인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때 비로소 파급효과가 커져 농업인의 소득향상과 지속가능한 농촌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농업·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재배품종 혁신을 통해 우리 농업계에도 제구포신(濟舊布新,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침)이 실현되길, 온 국민과 같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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