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8. 파미르 하이웨이 3일차

산맥과 고원의 차이가 이런 것인가?

웬만한 산악인은 우리나라 태백산맥이나 미국 캐나다의 록키, 남미의 안데스 같은 산맥의 의미를 알 것이다. 히말라야도 에베레스트(8천848m)를 비롯한 7천~8천미터 대의 산들이 일정한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파미르 고원은 그런 산맥과는 다르다. 히말라야보다 높이는 낮지만 7천495m의 최고봉을 포함해 6~7천 대의 고봉이 있으며, 파미르 고원의 평균 고도는 5천미터로 국토의 93%가 산이다.

한 마디로 나라 전체가 산으로 보면 된다. 그래서 파미르를 세계의 지붕이라 말한다. 한마디로 여기도 산, 저기도 산, 돌산 골골마다 만년설이 녹아내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긴 아무타리야강(2천540㎞)을 만들고, 그 지류인 판지강(panz)은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국경 사이로 1천200m 나 흘러내린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산맥이 대들보 같은 것이면 고원은 한마디로 그 위에 얹어진 지붕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여행을 좀 해 본 사람도 비현실적 풍경에 충격을 받게 된다.


온통 돌 뿐인 산에서 웬 강물이 저리도 쏟아지고, 하나의 산맥을 넘으면 산이 끝이 나야 할 텐데 또 산이 계속 이어지니 꼭 심연 속 바다에 빠진 것 같다. 판지강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여행길은 온몸으로 강물을 치고 가는 한마리 연어가 된 기분이다. 그 끝에 다달으면 알을 낳고는 반드시 죽어야 하는 연어의 운명 같은 숙명이 나를 기다릴 것만 같다.

여행작가 이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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