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까지 현대백화점 충청점 갤러리 H 15일 오후 3시 오프닝
진천 출신 극사실주의 화가 고향서는 첫 개인전 특별하고 설레

김시현 작가
김시현 작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사진일까? 정말 그린걸까?

충북 진천 출신의 김시현 작가가 '보자기'를 주제로 작업해온지 어언 10여년. 그의 작품은 보자기의 질감과 색감, 심지어 그 안에 새겨진 무늬까지 극사실주의로 표현해 보는이로 하여금 손을 뻗어 만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그런 김 작가의 극사실적 보자기 작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난 2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현대백화점 충청점 7층 갤러리 H에서 열리는 그녀의 35번째 개인전 'The Precious Message'가 바로 그것이다.

서울, 대구, 광주, 경주, 홍콩, 싱가폴, 대만, 중국, 독일, 프랑스, LA, 밀라노, 함부르크, 암스테르담 등에서 비엔날레 및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한 그녀.

35번째 개인전이지만 학창시절 충북에서 보낸 이후 인천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 후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고향인 충북에서 개인전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시현 작 The Precious Message 60.6x60.6cm Oil on Canvas 2018
김시현 작 The Precious Message 60.6x60.6cm Oil on Canvas 2018

김 작가는 "고향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니 마음이 더 두근거리고 설렌다"며 "친척들과 친지들, 또 학창시절 함께했던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하는 전시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작가는 일괄적으로 'The Precious Message'라는 작품 제목을 사용한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희귀하고 많은 금전적 가치를 지닌 아주 귀중하고 소중한 메시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김시현 작 The Precious Message   59x67cm Oil on Wood,canvas 2013
김시현 작 The Precious Message 59x67cm Oil on Wood,canvas 2013

한국적 테마를 좋아하는 김 작가는 그 중에서도 '보자기'에 담긴 뜻에 집중했다.

김 작가는 "보자기는 물건을 쌌을때 여러 모양으로 나타나지만 물건을 싸지 않았을 때는 2차원의 평면이 되기도 한다"며 "또 보자기는 포용성, 즉 감싼다는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진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 작가는 집에 있는 장농에 있는 형형색색의 한복과 보자기를 보고 자랐다.

미술을 전공하면서 나만의 테마를 찾던 중 자라온 환경과 잠재의식속에서 그녀를 일깨워준 중요한 모티브가 '보자기'였음을 알게 됐고 동양적 색채와 한국적 문화를 내재한 보자기를 그녀의 작품 테마로 선정하게 됐다.

김시현 작 The Precious Message 130.3x162cm Oil on canvas 2009
김시현 작 The Precious Message 130.3x162cm Oil on canvas 2009

보자기를 통해 주는 이가 받는 이에게 보내는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표현되기를 바랐고 나아가 그 안에 품고 있는 '특별한 궁금증과 설렘'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보자기는 본래 물건을 싸서 운반하는 실용적인 목적이 있으나 김 작가의 작품으로 표현되는 보자기 형상은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 상대방과 소통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세상의 모든 것을 품고자 하는 포용성에 의미를 두고 있다. 표현 방식 면에서는 서양적 재료 위에 한국적 소재를 표현한 것으로 요즘은 그다지 특별하거나 새롭게 보이지는 않지만 내재돼 있는 정신적인 면은 그녀가 자라온 환경 즉, 한국적인 사고와 문화가 그녀의 뿌리이므로 이를 통한 김 작가의 정체성이 작품으로 표현됐다고 볼 수 있다.

서양의 비너스 상에 둘러진 색동 보자기, 그 안에 연지, 곤지를 찍은 비너스 등 외국의 아이콘을 보자기와 함께 이색적 연출을 해 한국적인 것과 서양의 문화를 결합해 동·서양이 한자리에서 함께 소통하는 이색적 연출도 시도했다.

그녀의 보자기에는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문양에 어떤 것이 표현되느냐에 따라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김 작가는 보자기 위에 왕관이나 족두리, 비녀 등을 함께 매치해 소품을 통해 보자기가 여성적인 물건임을 이야기 하고자 했다.

이렇게 극사실주의로 표현한 김 작가의 작품은 단 시간에 뚝딱 나오는 작품이 아니다.

먼저 원단시장에 가서 마음에 드는 문양이 있는 원단을 골라 보자기를 만들고 그것을 직접 연출해 사진을 찍어 정교한 스케치 위에 곱디 고운 색채 작업을 통하는 것으로 제작과정이 길고 대단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김 작가는 "작가는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평면작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오브제를 활용한 입체 작업을 표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오프닝은 오는 15일 오후 3시 현대백화점 충청점 7층 갤러리 H에서 진행된다.

키워드

#갤러리H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