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렌차이즈 '성황' 지역 소규모는 '한숨만'

청주시내 소규모 커피전문점
청주시내 소규모 커피전문점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요즘같은 불경기에 가계 경영이 좋은 곳이 얼마나 될까요. 그나마 단골 손님들 덕분에 겨우 운영되는거죠."

7일 오후 1시 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커피전문점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다.

커피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점심식사 이후 방문한 손님들로 붐벼야 할 시간이지만 전체 10여개의 테이블은 대부분 공석이다.

이후 1시간여가 지났지만 테이크아웃 손님 2명을 제외하고는 방문 고객이 없었다.

3개월전 이 커피전문점을 오픈했다는 A씨는 "오픈 초기에는 흔히 '오픈빨'이라고 하는 영향을 받았는지 수입이 괜찮았다"며 "최근에는 손님이 많이 줄어들면서 걱정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이 곳에서 200m 안팎에 위치한 인근 커피전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3년전 율량동에서 커피전문점을 오픈한 B(48)씨 역시 지속적으로 손님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B씨는 자체 제작한 시그니쳐 매뉴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반면 인근에 위치한 대형 커피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여기에 매장 앞에 마련된 주차공간도 부족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처럼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지역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들 공룡 기업들은 올해도 지역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신규매장 입점을 가속화 하고 있다.

현재 15개의 매장을 운영중인 스타벅스는 지난해에만 3개의 매장이 오픈했다. 여기에 올해 역시 오는 1월 9일 청주비하DT점에 이어 신규 매장 입점에 대한 내부검토 중이다.

투썸플레이스도 지역내 택지개발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신규 매장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6일 충주 호암지구를 시작으로 청주 동남지구, 테크노폴리스 지구에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백다방'과 '이디야' 등도 지역에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브랜드 파워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에도 밀리면서 가혹한 2020년 새해를 보내고 있다.

한 커피전문점 창업자는 "소비자 대부분이 대형 프렌차이즈를 선호하기 때문에 프렌차이즈를 창업 하고 싶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초기 창업비용을 감당하기는 여럽다"며 "최근 커피 수요가 많아지고 있지만 곳곳에서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공의 꿈을 꿨지만 현실은 냉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주시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6월 기준 커피전문점 창업은 632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폐업 역시 145건으로 나타났다. 6명이 창업을 하면 1명은 폐업을 신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2016년에 108곳이 창업을 신청했고 63곳이 문을 닫았다. 2017년도에는 159곳이 창업, 51곳이 문을 닫았으며 2018년에는 233곳이 문을열고 27곳이 폐업을 신청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