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이 되면 생각나는 과일이 있다. 바로 감귤이다

감귤, 흔히 밀감, 귤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감귤은 감귤속(citrus)에 속하는 귤과 밀감, 유자, 자몽 등을 총칭하는 가장 포괄적인 말이다. 반면 밀감은 중국 절강성의 온주가 원산지인 온주밀감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품종을 일본에서 수입 후, 개량하여 제주도에서 생산한 귤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일본어로 귤을 미깡이라고 하다 보니 요즘에는 밀감이라는 표현 대신에 귤이나 감귤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각종 시설재배를 통해 제철 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원하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과일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추운 겨울철, 명절이나 제삿날 등 특별한 날이 돼서야 맛 볼 수가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감기 예방에 좋다며 다 먹고 난 귤껍질을 깨끗이 씻어서 주전자에 은근히 끓여 뜨거운 차처럼 마시게 했던 기억이 아련히 남아 있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겨울철 국민대표 과일, 감귤은 우리 몸에도 좋다.

감귤에는 특히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온주밀감의 경우 100g 기준 비타민C 함유량이 홍옥 사과의 약 20배, 단감의 약 2배 많다고 한다. 감귤의 신맛을 내는 구연산은 피로의 원인 물질인 젖산을 분해해 피로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몸속의 노폐물 배출도 돕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부신피질 호르몬을 활성화해 스트레스를 완화 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렇듯 겨울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과일이었던 감귤이 올해는 가격 폭락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감귤가격의 하락은 계속 북상하고 있는 재배지역 확대속에서 올해 유난히 잦았던 태풍과 장마의 영향이 컸다. 그로 인한 감귤의 당도가 낮아졌고 품질이 예년만 못하다. 또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도 한 몫 했다고 보여진다. 제주도에 따르면 노지감귤 도매시장 최근 평균가격은 작년 대비 19%가량 떨어진 6천원이하(5㎏)로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감귤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 가격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는 올 겨울 노지감귤 생산 예상량은 52만 8천톤으로 최근 3년간 평균생산량보다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가격 폭락으로 인해 겨울이 깊어질수록 농민들의 시름도 날로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농협에서는 감귤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국의 농협 임·직원을 대상으로 '감귤 판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홈앤쇼핑·현대자동차·제주농협 등이 십시일반 조성한 '상생마케팅기금'을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전국 주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노지감귤을 5㎏들이 한상자당 2천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제 겨울의 한가운데로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다. 겨울의 한복판 갈수록 추워지는 한파 속에 저절로 움츠려드는 몸과 마음은 나도 모르게 생체리듬을 뺏기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럴 때 생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면력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겨울철 '국민 비타민' 감귤이 제격이다. 오늘 퇴근길에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과 농민들의 수고로움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며 감귤 한 봉지씩을 사 들고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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