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80명 사망"
트럼프 다녀간 기지 공격…자이툰부대 있던 에르빌도 대상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새벽 이라크 미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한국 정부도 현지 국민과 기업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감행한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8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공격한 이라크 내 미군 주둔 지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말 방문했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한국 자이툰 부대가 주둔했던 에르빌 지역의 기지다.

이라크 내 핵심 미군 주둔 기지 두 곳을 선별 공격함으로써 미국에 충격을 가하고,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사살에 대응하는 보복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이란 극한 대립으로 중동 지역 전체가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동 지역 전체의 한국민 안전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인은 미·이란 '전장'으로 변한 이라크에 1천570여명, 이란에 290여명,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700여명,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활동하고 있는 레바논에 15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한국인 체류 지역은 이날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은 북부 에르빌이나 서부 알아사드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는 관련 동향을 시시각각 보고 받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란 상황과 관련해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청와대는 현재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현지 한국 국민과 기업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중동이 한국의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 안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 대변인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교민의 안전 문제, 그리고 경제에 미칠 영향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일 것"이라며 "교민 안전 문제는 당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회의들이 계속 (진행되고)있다"고 언급하고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확대거시금융회의를 열어서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들, 여러 사태가 생길 경우 우리가 대응해야 할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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