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 전경. /중부매일DB
청주시 전경. /중부매일DB

청주시가 올해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첫 발을 내딛기에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지난해 세밑에 선정·발표된 법정 문화도시가 그것이다. 청주를 비롯해 전국 7개 도시가 처음으로 선정됐는데 이들 도시에는 올해 14억여원 등 5년에 걸쳐 많게는 100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이들 도시들은 지역의 특색있는 자원을 중심으로 문화도시 조성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데 청주는 '기록(記錄)'에 방점을 찍었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直指)의 도시 답게 기록도시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즉 '기록문화도시 청주'를 표방한 것이다.

법정 문화도시는 현 정부의 문화분야 최대 국정과제로 특색있는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해 문화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자체 스스로 말잔치로 내놓는 문화도시가 아닌 정부에서 인정한 특색문화를 지닌 도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도시를 꾸미는 일은 이제 시작이다. 정부의 사업대상 선정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것일 뿐, 그 결실은 우리가 지금부터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일궈낼 기록문화도시가 지역의 새로운 이미지가 되고, 효과적인 관광자원이 되고, 지역민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공을 들여야 한다.

문화도시 조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 문화력을 키우고, 도시 정체성을 찾아, 문화경제력을 높이겠다는 게 청주시의 복안이다. 따라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록과 더불어 비엔날레를 통해 다져진 공예를 청주의 문화정체성 기반으로 다져야 한다. 그 다음에 단계적으로 이를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키며 이런 과정의 참여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력을 배양시켜야 할 것이다. 덧붙여 지역문화 정책을 이끌 문화기획자를 양성해 문화를 시민 일상속에 불어넣어야 한다.

지역 특색자원으로 기록을 선택한 청주는 그간의 국가기록에서 더 나아가 일반시민들의 일상의 기록을 문화도시에 연계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한 공간으로는 전국적인 관심속에 지난해 개관한 문화제조창C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새롭게 들어설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센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문화제초창C가 뒤를 받치며, 국립현대미술관과 공예클러스터·공예아카데미가 곁을 지켜면 된다. 또한 기록의 가치를 과거에 머물지 않고 '빅데이터' 연결로 미래 가치까지 창출하기 위한 창구도 마련돼야 한다. 시민들 손쉽게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과 비용 그리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융·복합의 4차산업혁명 시대 창조와 발상전환의 가장 큰 밑거름은 문화와 예술이다. 이와 관련된 우리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다. 방탄소년단(BTS)과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기록문화도시 청주는 이제 글로벌 무대를 겨냥해야 한다. 일상을 기록하고, 다채널로 기록하고, 공예로 기록하는 발상의 확장이 청주를 기록문화도시로 만들 수 있다. 청주시는 국비 등을 지원받아 그 판을 깔아주면 된다. 그 판의 주인공은 시민들이 돼야 한다. 시민 모두가 일상의 기록자로 과거와 미래를 기록하는 그런 도시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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