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땐 '머니 머니'해도 금… 거래량 역대 최대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미국과 이란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서 금값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특히 금은 희귀한데다 보관과 운반이 쉬워 그 가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안전 자산'으로 통한다. 현재 금 값 상승의 원인과 전망 등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올해 '팔자'로 돌어선 금테크족

직장인 최모(48·청주시 상당구)씨는 목돈마련을 위해 그동안 모아온 금을 처분하기로 마음 먹었다. 지난해 한·일관계 악화에 따라 금값이 천정부지로 뛴 이후 하반기 금시세가 내려갔지만 올해 초부터 또 다시 금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예전부터 금을 모아오기만 해왔는데 올해 초부터 목돈이 필요한 가운데 금값도 오르면서 처분을 결정했다"며 "요즘에는 은행 금리보다 상황만 맞아 떨어지면 이렇게 실물 재태크가 더 유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 값이 더 오를지 더 떨어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은 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럼 안전자산인 '금'을 매수해왔던 개인투자자들이 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도'로 돌아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순매수된 금은 총 3천70㎏이다. 이중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총 247㎏을 순매도했다.

거래대금으로 분석하면 147억6천800만원어치의 금을 팔아치운 셈이다.

특히 이들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지면서 대량 매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이란의 사실상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6일에만 118.6㎏이 처분됐다. 이날 금값은 전일보다 1천570원(2.71%) 뛴 5만9천420원이다.

여기에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8일에는 6만880원까지 치솟았다가 전일보다 1천260원(2.14%) 상승한 6만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처분양은 135.1㎏에 달했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2014년 전체 매수량 가운데 92.4%를 차지하면서 시장 개설 초기 매수를 이끌었다.

이후 2015년(92.0%), 2016년(76,2%), 2017년(58.7%), 2018년(56.7%), 2019년(70.5%)에도 과반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 매도는 2015년(30,4%), 2016년(54.8%), 2017년(44.9%), 2018년(45.3%), 2019년(41.5%)로 비교적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올해초 매수 시장의 비중은 42.3%로 크게 줄어든 반면 매도 시장 내 비중은 79.2%로 크게 확대된 상태다.

◆치솟은 금값..숨고르기(?)

다만 급격히 치솟았던 금값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미국과 이란 양 국가의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에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6.40달러) 오른 1천56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금값은 장중 1천590.9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13년 4월 2일(1천604.30달러) 이후로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오름세는 양 국가가 정면충돌에 대해 한발짝 물러서면서 현재 안정세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위기 금값 '널뛰기'

금 값은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안정되면 적당한 선에서 머물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금값은 거침없이 오르는 특성이 있다.

앞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마다 금값은 뛰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대적인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금의 위상을 실감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에도 역시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양국간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더불어 국제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금값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당시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것으로 분석된다.

즉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금리가 인하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골드바, 순금팔찌 등 금으로 만들어진 실물을 매매하는 실물거래는 금 시세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는 구조다.

상속세와 증여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등에서 제외되는 장점이 있지만 금 구매 시 부가가치세 10%와 수수료 3~5%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실물로 금테크를 하려면 최소 15% 이상 금값이 올라야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는 금은 변동성이 워낙 커 천장도, 바닥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 가격은 세계경제가 불안하면 오르고 반대로 안정세라면 내려가는 등 세계경제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며 "급격히 오른만큼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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