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충북도는 4% 충북경제 실현과 강호축(강원~충청~호남) 완성을 위해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반세기 우리나라는 경부축 덕분에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일제와 한국전쟁이라는 시련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앞뒤, 좌우를 살펴볼 만한 여유도 없었다. 당연히 인권, 환경과 같은 주요 의제에는 '눈 질끈 감고'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바삐 달려왔다. 균형발전이라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시절이었다.

덕분에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은 소년에서 청년으로 건장하게 성장했다. 전 국토의 54%(4만4천136㎢), 인구 84%(3천800만명), 예산 76%(194조원)를 장악하며 정치, 경제, 문화 등 삶의 질에 필요한 당상 수를 점유하며 근육질 몸매까지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화려한 대한민국의 또 다른 모습에는 강호축이 있다.

국토 절반 점유불구 여전히 낙후된 강호축(1단제목)

그 사이 대한민국이라는 청년은 어느새 중년이 됐다. 화려한 경부축과 달리 강호축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국토의 절반에 가까운 49%(3만7천716㎢)의 면적을 점유하고 있지만, 예산은 24%(61조원)에 불과하며, 인구도 16%(600만)만이 거주한 뿐이다. 경제의 한 축이라 불리는 산업단지 수는 경부축과 비교불가 정도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미비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순간, 바로 이 시기를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고 부른다. 고속철도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어 놓았고, 신규 고속도로는 지역경제의 크고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런 의미에서 강호축은 좀 더 멀리 그리고 촘촘히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토의 균형발전' 의제에만 머물러선 곤란하다. 지난날 랜드마크 중심의 '하드웨어 전략'과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아날로그식 '국토 균형발전' 머무르면 안돼(1단제목)

이유는 간단하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회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학원을 가지 않아도, 학교를 가지 않아도 나에게 필요한 학습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유튜브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다. 영주 대장간의 호미가 미국 아마존 사이트, 원예부분의 히트 상품이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나에게 필요 없지만, 전 세계인 중 누군가는 귀중한 정보가 될 수 있고 우수한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과거 청년 대한민국이 경부축을 통해 국토발전,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어느새 중년을 맞이한 한국은 강호축을 통해 세계시장의 플랫폼, 킬러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 한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발전으로 단일화 된 세계시장에 대응해야 한다.

데이터·인공지능 실크로드로 글로벌 대응(1단제목)

과거 아날로그 TV 시절, 국내 가전업체가 일본 유수의 기업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시대를 열어 경쟁'하는 것이었다. 최근 중국이 종이화폐, 신용카드를 뛰어넘고 모바일 페이,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하는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 8개 시·도와 공동 추진하는 강호축은 충북은 물론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전략사업이다. 단순히 고속화 철도망을 구축하고, 경박단소형 첨단사업을 집적화하며, 백두대간 관광휴양 벨트를 조성하는 사업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강호축은 향후 통일시대,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전세계 물류의 전초기지는 물론 데이터·인공지능 실크로드가 돼야 한다. 차별화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티핑포인트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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