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없고 피해학생 지적만 가득한데…

Q군 아버지가 학교 상담일지를 옮겨적은 메모
Q군 아버지가 학교 상담일지를 옮겨적은 메모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속보 = 학교폭력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청주의 한 고등학교가 13일 피해학생 Q군의 상담일지 일부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1월 6일자 1면·8일자 2면·10일자 3면 보도>

하지만 피해학생 측은 "상담일지 내용 일부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학교와 학부모의 '진실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학교폭력에 대한 상담내용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학년 상담일지는 공개되지 않아 이에 대한 갈등도 예상된다.

이날 학교 측이 공개한 상담일지(A4용지 한 장 분량)에는 2학년 담임선생님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Q군과 면담한 내용이 요약돼 있었다.

이 상담일지에 따르면 4월 수학여행 방 배정 당시 Q군이 '친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학교는 '친구들의 배려로 Q군이 방 한 칸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Q군의 주장은 달랐다. Q군은 "학교에서 방을 바꿔준 것은 맞지만, 방이 6명이 한 호실을 쓰게끔 돼 있어서 2명씩 2팀이 방을 하나씩 썼고 나머지 2명은 거실을 썼다"며 "2박3일간 나와 함께 방을 쓴 친구가 있는데 단독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고 설명했다.

12월 생활상담 내용에서도 학교와 학생 측의 기억은 대치됐다. 2학년 담임선생님은 12월 상담내용에 'Q군이 위생문제(두발·구강·청결 등)로 학급 친구들이 불편함을 호소해 개인위생관리를 안내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Q군은 "위생문제로 선생님과 상담한 적이 없다"고 단정 지어 말했다.

학교폭력 상담내용이 기록된 1학년(2018년) 전문상담교사 일지와 담임선생님 상담내용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Q군이 2018년 10~11월,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호소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시 상담내용 확인은 필수적이다.

학교 측은 "전문상담교사가 상담내용을 보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1학년 담임선생님은 내용을 적어둔 교무수첩이 없어져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전해왔다.

Q군의 아버지는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학교 측이 우리아이에 대한 보호조치, 가해학생의 행정심판 처분 공개 지연 과정에서 미흡한 점 등을 인정했다"며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학교폭력을 은폐한 사실도 끝까지 파헤쳐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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