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충북미래기획센터장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JTBC-리얼미터가 발표한 주민생활만족도 조사에서 2019년 12월 현재 17개 시·도 중 충북은 15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한 조사에서 한 때(2015년 9월과 2016년 4월, 8월) 충북의 주민생활만족도는 전국 1위를 기록한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 12월 조사에는 5위를, 2016년 12월 조사에서는 9위를, 2017년 12월 조사에서는 8위를, 2018년 12월 조사에서는 12위를 기록하면서 최근들어 충북에서 주민생활만족도가 점점 더 추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적으로 보면, 충북은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말 발표된 2018년 지역소득 잠정치 결과 6.3%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 1위를 기록했지만 주민들의 생활만족도는 오히려 추락하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요즘에 주민생활만족도가 떨어지면 지역에 정착하기보다는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북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생활만족도를 높여 나갈 수 있는 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올해 충북도정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경제대본(經者大本)을 화두로 도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에 올인(all-in)해 전국대비 4% 경제실현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어 경제성장에 집중할 기세이다.

지역에서의 생활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적 생활기반이 뒷받침돼야하기에 도전목표를 향해 부단히 뛰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높은 지역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주민만족도가 함께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되 도민들의 삶의 질과 생활만족도를 함께 높여 나갈 수 있는 시대적인 가치 투영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지역경제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도민들의 생활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

충북은 그간 많은 경제적 성과를 이룩해 왔지만 성장지향의 정책으로 피로도도 많이 쌓여 있다. 그러므로 과거와 같은 외형적인 수치적 성장일변도의 정책부담을 떨쳐내야 한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이 필요한 워라밸 시대에 걸맞게 인간적 삶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의 생활환경과 여건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무조건적 경제성장 중심의 정책이 아니라 누구나 삶의 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공유경제와 사회적 경제 기반을 확충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찍이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은 "경제학자는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다시금 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 그 이유는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 없는 사람은 배려와 포용을 알지 못하고, 이러한 정서가 없는 지역은 삭막한 경쟁의 삶만 가득할 뿐이며, 그러한 국가와 지역은 결국 경제적 동물국가나 지역으로 평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시대적인 조류와 사람중심의 삶과 지역주민생활의 가치를 외면한 정책만을 고집한다면 더 이상 지역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충북에서의 생활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리되면 결국 충북은 외면 받는 지역이 되고 충북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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