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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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20.01.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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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옛날 매일같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방탕한 세월을 보내는 청년이 있었다. 걱정이 되어 물으니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출세를 하지요"였다. 참다못해 그의 아버지는 묘안을 짜냈다. 하루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 멍석에 말아 지게하고는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 집으로 향했다. "내가 어찌하다 사람을 죽였네.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나?"라 말하게 했다. 그러자 친구는 "이 사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잘못하다간 나까지 얼을 입겠네. 당장 물러가게"하며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른 친구를 찾아가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이 헛걸음을 하자 아버지는 지게를 지고 당신의 친구 집으로 향했다. 자초지정을 말하자 "아니, 어찌하다 그랬나. 누가 볼지 모르니 어서 들어오게."하며 자리에 앉도록 했다. 연유를 말하고 고기와 술로 즐거운 자리를 가졌으니, 친구를 잘못사귄 아들은 할 말을 잊었다.

친구는 친할 친(親)자에 옛 구(舊)를 써서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온 사람'을 일컸는다.

친구는 어릴 적부터 사귀어 와서 서로 속속들이 다 아는 이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형편에 따라 친하게 지낸 사이도 있다. 대부분 친구는 수준이나 행동반경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는 말에서 보듯이,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정도로 각별한 관계가 진정한 친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친구들과 어울려 산다. 어릴 때는 학교에서 같이 배웠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친구 간에 서로 도와주고 서로 의지하며 지냈다. 결혼을 하면서는 친구가 사회를 보고 들러리를 서 주었다. 자식을 낳아 장가를 보낼 때도 축하해 주는 사람은 친구였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위로해주고 상례를 같이 해준 사람도 친구였다. 우리는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집안의 대소사뿐 아니라 생활이 어려울 때도 친구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어서 기반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도 주변의 많은 친구들을 기반으로 의지를 삼고 출정을 하곤 했다.

그러나 학생시절 젊은 혈기로 친구와 잘못 어울려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의 길로 가는 사람도 있다. 부모님들이 입이 아프도록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고 말하신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친구의 도움으로 학업을 계속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평생을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또 친구를 아주 친하게 깊게 사귀는 사람도 있고, 넓게 많은 사람과 유대관계를 갖는 사람도 있다. 친구를 아주 깊이 사귀는 사람은 그 친구와 헤어지거나 배신을 당했을 때 매우 괴로워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친구를 사귀는 친구는 진심어린 충고나 조언을 듣기가 어려울 수 있다.

세속오계에는 교우이신(交友以信)이라 하여 '믿음으로써 벗을 사귀다'는 말이 있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 신의가 첫 번째 조건이라는 뜻이다. 친구로 인하여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구로 인하여 죽은 사람도 있다. 친구는 학교 등으로 인하여 인위적으로 형성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 친구 중에서 신의를 지키고 서로의 우정을 공고히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향을 떠나서 객지를 떠돌더라도 고향과 함께 떠오르는 것이 친구다. 친구는 마음의 고향이고 안식처이다.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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