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외식·배달 문화 확산 원인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최근 직장인 이모(26·여·청주시 청원구)씨의 식생활은 크게 변했다. 지난해부터 직장생활을 위해 독립을 하면서 아침은 간편식으로 해결하고 있고 점심은 동료들과 외식, 저녁은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1인 가족을 겨냥한 실용적인 배달음식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고 주문 역시 간편해지면서 주말에도 대부분 배달음식·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이모 씨는 "배달음식 어플 등이 간소화되면서 30초도 안되서 음식을 주문 할 수 있게 되면서 직접 식재료를 준비하고 요리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며 "가끔 된장찌개 등 부모님이 해주신 집밥이 생각 날 때가 있지만 이 마저도 편의점 간편식으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어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단위 외식·배달을 선호하는 문화가 커지면서 식료품 구매가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가계의 명목 국내 소비지출액(656조86억원)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지출액은 11.42%(74조8천956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4년(11.39%) 이후 가장 낮다.

소비에서 식자재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11.39%를 나타낸 후 2017년 11.55%로까지 치솟았다. 당시 여름철 폭우, 폭염과 더불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면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47%까지 뛰었다.

그러나 2018년 11.53%로 소폭 하락한 이후 지난해 더 떨어졌다.

특히 가계가 돈을 얼마나 썼는지를 보여주는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은 지난해 1∼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났다.

이는 집밥 대신 외식이나 배달을 선호하는 문화가 커지면서 지출액 대부분이 식자재 구입비로 쓰이지 않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료품비 지출 비중이 줄어들 경우 가계소득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소득이 늘면 여행·레저·사치품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즉 필수 소비인 식료품비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지계수'가 줄어드는 셈이다.

여기에 외식이나 배달 등이 포함된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지출액은 68조5천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외식, 배달, 집밥 지출에 대해 구분없이 '식비지출'로 판단하고 있다"며 "여기에 1인 가구 등 소규모 가족 형태가 늘어나고 있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레저, 여행 등에 지출이 다양화되면서 '엥겔계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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