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청호 전경 / 중부매일 DB
대청호 전경 / 중부매일 DB

올해로 완공된지 만 40년이 되는 대청호에 대한 규제완화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새해들어 충북도 차원에서 규제완화 대책을 찾으라고 지시한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같은 주장이 제기된지도 20여년이 됐고 도 차원의 대책 추진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 상수원을 비롯한 수자원 보호를 그동안 갖은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했던 지역민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팔당호나 충주호 등 다른 곳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미룰 수 없다. 이제 대청호가 새롭게 변모해야 할 때인 것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부분만 따져도 대청호 규제 완화는 당연하다. 전국에서 가장 규제가 심한 곳이다. 상수원 보호를 이유로 이중삼중의 규제가 가해지고 있다. 심지어 여기보다 상류지역 호수에서도 관광선이 다니는데 이곳에는 환경피해가 없는 도선도 다니질 못한다. 댐 수몰민들의 아픔속에 터를 잡은 문의지역은 번듯한 개발은 고사하고 변변한 건축물도 들어서질 못한다. 이러니 수몰로 인해 고향을 떠났던 웃세대에 이어 이제는 그동안 터전을 지켰던 이들마저 등지는 지경이 됐다. 인구 유입 방안을 시행해도 모자랄 판에 유출을 방조하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대청호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쉼없이 이어져왔다. 각종 선거때마다 단골공약으로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곳 규제의 큰 축이었던 청남대 개방을 약속해 지키기도 했다. 10년전에는 대청호 유역의 보은·옥천·영동 등 3개 지자체가 발전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충북도에서도 대청호로 인한 피해 산정 등 규제완화를 겨냥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더 나아가 대청호의 가장 큰 수혜자인 대전시와 관련 정책의 공동대응을 협의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제 결실을 내고, 마무리를 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대청호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랄 수 있는 청남대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이곳의 현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청호가 들어서면서 대통령 별장으로 건립된 청남대는 20년만인 지난 2003년 충북도로 이관돼 국민들에게 개방된다. 이후 수려한 경관과 잘 꾸며진 수목 등 뛰어난 자연생태적 요인과 대통령 별장이란 색다름으로 인해 개관 10여년만에 관람객 1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타 즐길거리가 전혀 없어 방문객들에게 늘 아쉬움을 주면서 관광지로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 요구하는 규제완화도 그리 대단한 것은 없다. 옛 배길 친환경 도선 운항, 청남대 숙박시설 허용 등이다.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등 파장이 큰 것은 아예 빠져있다. 법은 개정됐지만 지역의 규제는 그대로인 규정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못 풀 이유는 없지만, 들어줄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동안 쌓인 설움과 피해를 다 보상 받을 수도, 한번에 이뤄질 수도 없다는 것을 이곳 지역민들은 너무 잘 안다. 막혔던 숨통이나 틔워달라는 것이다. 인구가 급감하는 농촌에서 관광은 최선이자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국가를 위해 피해를 감수했다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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