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훈 단양소백산중학교 교사

졸업식
졸업식

어김없이 시간이 흘러 졸업식이 다가왔다. 매년 학생들이 졸업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졸업을 앞두고 지역과 학교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계획했다. 지속적으로 해왔던 지역의 양로원과 경로당을 방문하고, 그 동안 학교활동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졸업식
졸업식


학생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학교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학생들은 정말 다양한 답을 내놓았다. 급식이 맛있는 학교, 운동을 많이 하는 학교, 악기를 자유롭게 연주하고 배우는 학교 등등 각자의 생각을 표현했다. 어떤 친구들은 생각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소중한 사람이란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저녁시간에 학생들의 참 자유롭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 책인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인간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개체와 종족보다 뛰어난 것은 상상력을 함께 공유하는 제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의 예로 돈, 제국주의, 종교에 대해 설명했다. 이 주장의 진의를 떠나서 우리는 얼마나 상상력을 키우는 학교교육을 하고 있을까?

시험이 끝나고 학기 말, 학년 말 시기를 '취약 시기' 혹은 '자기개발 시기' 등의 용어로 말하고 있다. 학생들이 일반적인 수업을 하기에는 취약한 시기이고, 이 시기에는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자기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정말 집중하기 힘든 시기이다. 교사들도 생기부 정리와 학년 말 업무로 인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 시기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학생에 맞는 체험을 진행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래도 나는 교사이므로 교육은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행동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졸업을 앞둔 학년 말 학생들과 주변의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행복한 우리 학교 그리기

▶양로원, 경로당 방문 그리고 '행복한 우리 학교 그리기'

이 활동을 함께 했던 선생님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잘 할 수 있다니. 우리가 있을 수 있는 터전 그리고 함께 했던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늘 공기와 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 아이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얼마 전 "방학 중 강남의 어떤 학생들은 2시간 반을 자면서 학원 9곳을 다닌다"는 기사를 보았다. 정말 이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면서 뿌듯하다. 비록 시험점수는 좀 더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진심으로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다. 그 안에서 배움이 있는 것이다. 참 기쁘다. 정말 좋다. 세상의 많은 곳에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행복했으면 참 좋겠다.



▶NIE 적용

1. 친구들과 함께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자. (인생 친구 만들기)

임훈 단양소백산중학교 교사
임훈 단양 소백산중학교 교사

2. 베푸는 삶을 살면 내게 돌아온다. (배려와 더불어 사는 기쁨)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