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이용 저조…'반쪽짜리 행정' 지적

15일 오후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온 손님이 자율포장대에 서서 박스안에 물품을 담고 있다. / 안성수
15일 오후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온 손님이 자율포장대에 서서 박스안에 물품을 담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1+1행사나 포장엔 테이프를 사용하면서 정작 소비자는 사용을 못하게 하니 눈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장바구니 이용 활성화와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의 일환으로 대형마트 내 박스 포장용 테이프·끈 제공이 중단된지 2주가 지났지만 현장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여전히 박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주를 이뤘으며 마트 내부에 테이프 사용이 목격되면서 '반쪽짜리 행정'이라는 지적이 이는 등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오후 1시. 청주 A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는 비치된 박스에 물건을 담는 사람이 상당수 목격됐다. 박스 하부를 고정하기 위해 딱지 모양으로 접거나 아예 박스를 두겹으로 겹쳐 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장바구니 이용은 극히 드물었다. 이날 오후 2시간 동안 장바구니를 이용한 사람은 단 두 명 뿐이었다. 대형마트 내에서 대여용 장바구니 이용 홍보를 시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미했다. 대여용장바구니 회수율도 약 15%에 불과했다.

모처럼 연차를 내고 가족들과 장을 보러 온 직장인 윤모(38)씨도 자율포장대에 테이프가 없는 것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윤씨는 "정작 1+1행사 포장에는 테이프를 쓰고 있으면서 고객들에겐 제공하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물건도 많이 사가는 데 테이프 사용없이 박스에 담아가다 물건이 파손되면 마트가 책임질거냐"고 화를 냈다.

지역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4개사는 지난해 8월 환경부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맺고 올해부터 자율포장대에 테이프와 끈을 모두 치웠다. 그러나 대형마트 소비자들의 구매 여건상 장바구니만으로 모든 상품을 처리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장 내 곳곳에 홍보 문구를 설치해 장바구니 이용 독려를 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아직 미미하다"며 "물량을 넉넉하게 확보해 놨지만 정작 문의가 별로 없어 쌓여만 있다. 정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형마트에서 이용한 플라스틱 포장용 폐기물은 연간 658t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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