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공항 / 중부매일 DB
청주공항 / 중부매일 DB

지난해 300만명이 찾은 청주국제공항과 800만명이 이용한 KTX오송역 등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광역교통망을 기반으로 청주시가 '관광거점도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말 1차 심사를 통과했고 오는 21일 최종심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관광거점도시는 문화체육부가 외국인 관광객이 가고싶은 전국 4개 도시를 선정해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체적으로 1천억원이라는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하니 선정되면 그야말로 '대박'인 셈이다. 그런 만큼 청주시에서도 많은 공을 들이는 한편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자원을 갖추고 외국 관광객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역관광거점도시가 된다면 박수받아 마땅한 경사일 것이다. 그것도 인프라가 부족하고, 갖고 있는 자원도 활용하지 못해 늘 지적을 받아왔던 관광분야에서 청주시가 새로운 세계를 연다면 지역 경쟁력 차원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청주는 교통망외에도 지난해 공사를 마친 초정행궁과 미원 옥화구곡 등 웰니스 관광자원도 충분하고, 바이오·화장품·뷰티 등 외국인을 겨냥한 특수목적 관광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건만을 따졌을 때 전국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 것이다.

청주시가 관광거점도시로 가는 과정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청주국제공항은 국토부의 인바운드(해외 관광객 유치) 시범공항으로 선정됐다. 또한 세종대왕의 안질을 치료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초수(물)를 테마로 치유마을 사업이 추진되는 초정행궁은 행궁 조성공사가 마무리됐다. 이와함께 수려한 자연경관과 유교문화가 녹아있는 옥화구곡에는 도보로 생태와 역사를 탐방할 수 있는 14.8㎞의 느린 여행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바이오·의료 관광은 이미 갖춰진 시설을 엮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일만 남았다.

지역의 관광지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관광거점도시에 지정되면 원도심을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꾸미겠다는게 청주시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관광의 일상화, 일상의 관광화'란 슬로건도 준비했다. 중국 동북3성을 겨냥한 관광설명회도 열고, 의료관광상품도 계획중이다. 야간관광자원·맛집 발굴과 셰어하우스 개발, 시골체험 등의 추진을 위한 토론회도 연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통해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야심찬 복안까지 갖고 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모두 필요하고 많은 도움이 될 일들이다. 다만 이를 현장에서 풀어내야 할 시민들의 마음가짐이 되어있느냐에는 의문점이 붙는다.

외국인들이 반색할 만한 관광자원을 갖췄다고, 교통과 숙박·정보제공 등의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방문객들의 만족감을 다 채워줄 수는 없다. 물질적 여건은 방문객을 위한 기반일 뿐이다. 이를 바탕으로 손님을 맞을 주민들의 자세가 가장 중요한 준비일 것이다. 오랫동안 도시가 정체됐던 까닭에 낯선 것에 배타적이고, 관광객을 맞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지역의 색깔이 바뀌어야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커녕 외지인들에게도 친절하지 않은 게 청주의 현실이다. 관광도시로 도약하려면 우리의 자세를 바꾸는 일부터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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