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변곡점 15년 남았다

최용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용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전국 인구의 3%가 사는 충북. 인구 164만명(등록외국인 포함)의 충북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1번째 반열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위기 속에서 '사람'이 자산이고 '사람'이 희망이다. 지역을 살리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건 결국 '사람'이다. 중부매일 창간 30주년을 맞아 충북지역 인구의 과거 30년, 미래 30년을 진단해봤다. / 편집자

충북지역 인구는 2035년 171만943명까지 증가하다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30년 후에는 160만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감소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충북 인구는 시·군간, 읍·면간 편차가 큰 '부익부빈익빈'이 특징이다. 보은군, 영동군, 단양군의 경우 30년 전 인구의 60% 수준만 남아있다.

◆30년 전 127만명-현재 159만명-30년 후 160만명

충북도 인구 피라미드

충북 인구는 30년새 32만명이 늘었다. 1990년 127만명에서 현재 159만9천명으로 꾸준히 증가곡선을 그렸다. 청주시,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유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충북 인구구조 변화 종합분석' 자료 등에 따르면 인구 증가세는 2035년 171만943명으로 정점을 찍은뒤 꺾일 것으로 예측된다. 2035년은 베이비붐세대 1세대(54~63년생)의 사망 진입 시기다. 충북의 인구감소 변곡점은 전국보다 5년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충북의 인구증가세가 5년간 더 이어진다는 것이다.

충북의 인구감소세가 5년 정도 늦는 이유에 대해 수년간 충북 인구를 연구해온 최용환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충북이 국토 중심에 위치해있고, 청주 오송·오창, 음성·진천 혁신도시, 충주 기업도시 등에 인구유입 가능성, 베이비붐세대 2세대의 귀농·귀촌현상 등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30년 후에는 160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내리막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감소속도가 가속화되고 있고, 그에 따른 영향력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예측자료에 따르면 2047년 충북 인구는 163만5천명으로 전국 9번째 광역시도가 예상된다. 2047년 충북 1인가구는 33만2천명으로 41.8%,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6만3천명으로 40.6%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군간, 읍·면간 격차 심화 '양극화'

도내에서도 시·군간 편차가 심하고, 같은 군내에서도 읍·면간 격차가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로 청주시 인구는 83만9천615명으로 충북 전체의 52.5%가 몰려있는 반면, 단양군은 2만9천816명으로 1.8% 비중에 불과하다. 도내 인구 비중 3% 이하는 6곳으로 보은군(2.06%, 3만3천8명), 증평군(2.33%, 3만7천419명), 괴산군(2.39%, 3만8천312명), 영동군(3.05%, 4만8천877명), 옥천군(3.19%, 5만1천34명)이다.

도내 157개 읍·면·동 중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은 제천시 한수면으로 713명에 불과하다. 제천시 한수면 인구는 도내 인구가 가장 많은 흥덕구와 367배 차이를 보였다. 보은군 회남면 역시 782명으로 최근 3~4년간 출생아가 없었다. 회남면은 고령화율이 42%에 달하는 등 이들 지역은 앞으로 인구감소 가능성도 크다.

최용환 박사는 "충북은 인구총합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례적으로 보은·영동·괴산·단양·옥천 등 5개 군은 감소하고 있고, 같은 군 내에서도 인구편차가 크다"며 "읍면행정체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년간 인구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단양군, 괴산군 5개 군은 30년 전에 비해 인구가 줄어든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보은군, 영동군, 단양군의 현재 인구는 30년 전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소멸위험지역'에 도내 5개 군 포함

앞으로 30년 안에 전국 84개 시·군, 1천388개 읍·면·동이 소멸할 것이라는 한국고용정보원의 전망은 먼 나라 얘기같지만 곧 닥칠 우리의 미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보고서'에서도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39%인 89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조사됐는데 도내에서는 괴산·보은·단양·영동·옥천 등 5개 군이 6년째 이름을 올렸다.

가장 큰 문제는 인구가 일정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그 이후부터는 사회경제적으로 회복불능상태에 이르러 연쇄적 타격을 미친다는 점이다. 인구가 감소하면 재화와 서비스시장 위축, 경제성장률 하락 및 GRDP 감소, 지방재정 수입 감소, 교육수준 하락 등 산업, 교육, 주택, 복지, 보건의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경제력과 정주여건이 악화될뿐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김미정

최용환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인터뷰

최용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용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40대 유출 억제·지역인재 육성에 사활 걸어야"

인구문제, 청년·저출산·산업정책과 연계 추진을

"특히 20~40대의 유출은 인구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20~30대 지역인재 육성, 국내외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청년층을 끌어들이는 데 지역명문고 육성, 양질의 일자리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인구정책을 연구해온 최용환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충북이 10대 후반~30대 초반 인구의 유입보다 유출이 많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박사는 지역소멸의 임계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20~30대 인구의 유출을 최대한 막고 유입을 적극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문제는 청년문제,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등과 복합적으로 연결돼있는만큼 지역특성을 고려한 정책뿐만 아니라 산업정책, 청년정책, 저출산정책이 같이 가야 해요. 인구문제는 지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인구정책 하나로 해결될 사안도 아닙니다."

그는 "인구감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인식공유가 첫걸음"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자체들간 쟁탈전식 인구늘리기정책은 특정 지역의 인구소멸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자체들간 경쟁적으로 인구늘리기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소매점들간 무모한 가격할인경쟁을 하는 것처럼 손해만 초래할 거예요. 다른 지자체들도 똑같이 노력하기 때문에 잘해야 제자리걸음밖에 안되는 '붉은여왕효과(red queen effect)'에 갇히게 됩니다."

'제로섬 싸움'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인구 3만명 미만 또는 인구밀도 40명 미만인 '소멸위기지역'을 특례군으로 지정해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내용의 법안에 대해서는 8년 이상 인구감소가 지속될 경우 '자율적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충북도의회의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위한 준비는 긍정 평가했다.

"충북의 인구증가요인 중에 50대 이상 연령층의 귀농·귀촌 증가가 두드러져요. 당장 인구증가효과는 있지만 10~20년 후에는 사회복지비 부담 증가 등이 뒤따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최 박사는 충북인구정책으로 베이비붐세대의 귀농·귀촌 유도,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의 쇼핑약자 지원 등을 제안했다.

"귀농·귀촌인구를 늘리기 위해 베이비붐세대 1세대 해당 교수들이 퇴직을 하면 폐교에 책을 기부하게 하고 연구실을 내주고 해당 지자체의 정책자문을 맡기는 거죠. 농촌지역에 폐교가 늘어나니까 농업분야의 책이 다 있는 도서관이 있다면 전국의 농업 관련 연구자나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겠어요?"

쇼핑약자 지원은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의식주, 쇼핑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경로당 등을 찾아가 제품 판매, 홍보 등을 하고, 지자체나 중앙정부는 사회적기업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