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이 벌써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설'이라는 말의 유래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에 관한 여러가지 견해가 있다. 먼저 삼간다는 뜻으로서, 새 해의 첫날에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게 해 달라는 바람에서 연유했다는 견해와 '섦다'에서 유래된 뜻으로, 해가 지남에 따라 점차 늙어 가는 처지를 서글퍼 하지만 서로간에 선물을 함으로써 위로를 했다는 설의 견해도 있다.

그런데 이 설날이라는 말을 가만히 음미해보면, 말 그대로 앞으로 무엇인가 '서는 날'임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무엇'이 서는가를 찾는 것이 핵심으로 필자의 주관으로는 서로간의 선물로서 그 정(情)을 세우는게 아닐까 한다.

설에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예로부터 저마다 고향의 부모님과 친척들을 찾아 인사드리고 한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나누고 선물을 주고 받곤 한다. 설명절이면 우리 선조는 친지 간이나 이웃 간에 떡과 음식을 나눠 먹고, 정성 들여 가꾼 우리네 농축산물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감사의 정을 나눴다. 비록 21세기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아직은 조상님을 찾아 성묘하고 자녀들과 주위 친지 지인들에게 인사를 다니기도 한다.

지난해는 여러차례의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채소, 과일 등의 가격하락과 ASF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FTA체결로 말미암은 수입 농축산물과 과일의 유통 비중이 갈수록 증가해 농업인들의 농심을 다시금 피멍들게 하는 힘든 한해였다. 그런 의미에서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서로에게 부담이 되고 쉽사리 믿고도 어려운 수입 농축산물 및 공산품보다 우리 농축산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게 추석 고유의 미풍양속을 되살리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우리 농축산물은 합리적 가격에 살 수 있는 데다 고향의 맛과 향수까지 담아 전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우리 농업인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선물이라 받는 사람도 기쁘고, 주는 사람도 역시 행복하다. 또한, 우리 농축산물을 더욱 많이 애용함으로써 그들의 멍든 농심을 보듬어 주는 상부상조의 미덕을 되살아 나길 간절히 기원한다.

이에 발맞춰 농협도 차례에 필요한 10대 제수용품에 대한 공급 물량을 평소 대비 늘리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한 우리 농축산물 할인 판매와 더불어 알뜰 정보를 제공하고 여러 업무협약 단체들과 협력해 홍보·판매관을 운영하는 공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농업인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어려운 농촌 경제에 활력이 솟고, 도시와 농촌, 도시민과 농업인이 더욱 가까워지고, 우리 농축산물로 구성된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 간에 고향의 따뜻한 정이 오가고, 바로 설날 선물과 제수 음식을 우리 농축산물로 애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일석다조의 효과들이다.

이런 효과들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네 식탁위에 놓인 음식들은 수입농축산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럴 때 정을 나누는 명절 선물로 우리 농축산물이 선물 받은 사람의 설날 식탁 위에 올려 진다면 그 의미와 가치는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앞으로 명절에는 농업인들의 정성이 가득한 우리 농축산물에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한 주위분들에게 선물 해보는 건 어떨까? 믿을 수 있고 정성이 듬뿍 담겨 있는 우리 농축산물로 구성된 선물을 통해 주는 사람의 마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이어진다면 그 어찌 흥겨운 민족최대의 명절이 되지 않을까?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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