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우리나라는 이미 2018년 기준으로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14% 이상)에 들어섰는데, 농촌 고령인구 비율은 전체 평균의 3배를 넘어서고 있다. 더욱이 농촌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8년 44.7%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고령화 속도가 가히 5G급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뉴스에 주민등록증과 같은 신분증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하는 모바일 신분증이 도입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종 사회적 장치나 서비스들도 디지털화로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속도만큼이나 노인들이 변화에 맞춰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중국에서는 모바일결제 시행으로 인해, 이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택시를 타거나 마트 결제때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 모바일 결제를 할 줄 모른다고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노인에게 이 나라는 지옥', '모바일 결제 모르는 노인, 장애인으로 전락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기술혁신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노인층의 디지털 문화와 서비스 소외 역시 점점 더 큰 사회이슈로 대두될 것이다. 은행, 마트, 병원 등 사회 전반에 디지털 무인화가 진행되고, 모든 편의 서비스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로 변하는 시대를 거꾸로 갈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시대를 있게 한 노인세대에 대해 배려가 필요하다. 모바일 신분증 뿐만 아니라, 계속 도입되는 디지털 문화는 노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추가적인 보완 장치를 필요로 한다. 더욱이 노인만 남은 농촌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서비스 기관은 노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디지털 격차가 세대간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무릇 현재를 있게 한 노인세대를 잊지 말고, 젊은이도 언젠가 노인이 되는 만큼 모두의 배려심으로 노인을 위하는 디지털 문화가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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