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경자년 새해의 밝은 아침이 우리에게 어둠에서 빛을 전해주는 전령사가 되어주길 기원해본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길에는 밝은 빛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애로와 시련의 그늘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럴때 마다 낙심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그러나 내일 또다시 떠오르는 태양이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삶의 강한 에너지로 분출할 수 있도록 희망적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오래전에 들은 한가지 일화를 꺼내본다.

'어느날 아버지와 아들이 사막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사막은 불같이 뜨거웠고 떠나기 전에 가지고 갔던 물마저 다 떨어져 참다못한 아들이 지쳐버린 모습으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목이 마르고 뜨거워 죽을 지경입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아들을 격려하였다. 얘야, 그렇지만 우리는 이 사막의 끝까지 가야 하지 않겠니, 조금만 참아라, 이제 얼마남지 않으면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을 거야.

아버지와 아들은 계속하여 걸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사막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무덤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무덤을 보자 아들이 말했다. 아버지, 저 무덤을 보세요, 저 사람도 우리처럼 목이마르고 지쳐서 마침내 죽고 말았잖아요. 우리도 이제 곧 죽고 말게 될거예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다. 얘야, 꼭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무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 살았다고 생각하자꾸나.'

우리는 흔히 인간을 우주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때는 미약한 동물만도 못한 너무나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지혜라는 보고(寶庫)가 있기에 수많은 삶의 모진 파도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희망이라는 깃발을 향해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높은 곳을 향하여 희망의 노를 젓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삶은 미래 지향적이어야 하며 도전적이어야 한다.

일찍이 존 밀턴(John Milton)은 희망은 장엄한 곡조로서 수심을 덜어주고 위로하여 고뇌와 의심과 공포와 비애와 애통을 마음에서부터 몰아내는 힘이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신념을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내재적 동기로 사는 것이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느끼는 열등감 보다 선행하는 가치인 내재적 동기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나만의 인생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다. 같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절망의 모습으로도, 밝은 희망의 메시지로도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오리슨 스웨트 마덴(Orison Swett Marden)은 '세상에 희망만한 명약은 없다.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약효가 강한 자극제나 강장제는 없다'라고 말했다. 녹치 않을 것으로 예견되는 올해지만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풍요로워 질 것이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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