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어린 시절 향수가 뭍어있는 시골마을과 정겨운 어머니의 향기가 더욱 그리울때다. 명절 날 손수 농사지은 우리 농산물로 가족들을 위해 어머니가 정성스레 맛깔스럽게 한상 차려낸 음식은 보약이나 진배없다.

그러나 통계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50%가 되지 않는다. 가축 사료용 곡물을 포함해 소비되는 곡물의 78%가 외국산이며, 우리 국민의 음식물 섭취량 칼로리 비중을 계산해도 국내 자급률이 40%에 못 미친다.

명절 차례상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2017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명절에 차례상을 차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71.2%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고, 최근 온라인 쇼핑업체 티몬의 조사 결과 차례상 음식준비에 간편식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45.5%에 달했다.

명절음식을 손수 만들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간편한 차례상 준비로 부담없는 명절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간편식을 비롯해 우리 선조들에게 올리는 차례상에 수입과일 등 우리 땅에서 나지 않은 것들이 올려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하지만 우리 농업을 지켜내고 일궈낸 선조들을 생각하면 이는 우리 정서상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만큼 멋진 전통이 깃든 우리의 최대명절인 이번 설에는 농업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우리 농산물로 차례상을 차려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선조들이 지켜온 농업과 농촌, 전통문화를 생각할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인 설날을 값싼 수입 농산물로 채우는 선택은 명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우리 땅에서 자라고 수확해 안전하고 영양이 풍부한 우리 농산물 애용으로 농업인에게 더 없는 희망을 선물하고, 가족간에는 끈끈한 사랑을 나누는 풍성한 설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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