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천안주재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선거철이면 눈에 띄는 사진이 있다. 2018년에 치러진 지방선거를 떠올리자면, 전국 곳곳에 문재인 대통령과 친근감을 과시하며 찍은 사진이 담긴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이번 총선에 청와대 라인으로 70여명이 출마한다고 하니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이 또 한 번 전국적으로 내걸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과거에도 그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찾아온 선거철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참 높은 지지율을 보이던 시절에도 이 같은 현상은 동일했다.

문득 이 단어가 떠오른다. parasite.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자본주의의 가장 부끄러운 민낯을 들킨 전 세계인들은 영화에 찬사를 보냈고 급기야 미국에서는 드라마로 제작을 한다고 하니 그 열풍은 실로 대단하다. 이 열풍은 일종의 반성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낳은 빈부의 격차, 그 간극에서 나타나는 극복하기 힘든 자괴감,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 했던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함께 고민하자는 일종의 반성이다.

그런데 원대한 꿈을 안고 선거에 출마한 우리 후보님들은 이런 고민이 있을까?

초등학교 반장선거만 봐도 '내가 누구랑 친하니 나를 뽑아 달라'는 선전은 하지 않는다. 근데 우리 후보님들은 대통령과의 친분을 넘어 하다못해 도지사, 다선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라는 고민부터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주변에 뿌려진 후보들의 명함에 인기에 기생하는 증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후보님! 당신이 정치인기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아니라면 누구누구와의 친분은 과감히 뒤로 물리고 자신을 먼저 알리는데 온전히 힘을 써 달라고 당부해 본다.

유권자들은 누구와 친한 사람보다는 그 후보의 정책과 비전, 인물 됨됨이를 보고 선택하고 싶어 한다. 그 기회를 제공할 의무는 출사표를 던진 후보님들에게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