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이제 며칠 있으면 2020년 설날이다. 어린 시절 설날은 몇 달 전부터 기대하며 1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렸던 날이었다. 왜냐하면 설날에는 맛있는 음식과 선물이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새 옷을 차려입고 가족과 친척, 그리고 동네 어른들에게 세배드리며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설이 지나고 나면 친구들과 세뱃돈을 누가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서로 견주어 보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데 나이를 하나 둘 먹어가면서 어른이 되다 보니 이제는 설날이 다가오면 설렘보다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또 한 살은 더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곤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올해 설날을 쇠기 위해 들어갈 비용은 얼마나 될지, 가족 친척들에게 줄 선물은 어떤 것으로 준비해야 할지 계산기를 두드려보면서 한숨짓기 십상이다. 그러다가 '고속도로는 또 얼마나 막힐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벌써부터 고향에 내려갈 걱정부터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니리라 짐작된다. 그 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원래 '설'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있는데 '삼간다'는 뜻으로서, '새 해의 첫날에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게 해 달라'는 바람에서 연유했다는 견해와 '섦다'의 뜻에서 유래된 뜻으로, 해가 지남에 따라 점차 늙어 가는 처지를 서글퍼 하는 뜻에서 생겼을 것이라는 견해 등이 있다고 하니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전혀 엉뚱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설날은 설날이다! 온 가족 친지가 새해 첫날에 함께 모여 일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게 해달라는 바램을 가져보는 '가족 만남의 날'인 것이다. 오죽하면 '민족대이동', '귀성전쟁'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올해 설날도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때문에 울상짓게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척들에게 줄 작은 선물들을 고르는 발걸음으로 마음은 분주해진다. 그러다보니 이맘때쯤이면 주요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설 선물 특집행사가 즐비하게 펼쳐지는데 작년과 똑같이 하기는 좀 그렇고 올해는 또 무엇을 선물하지 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고민거리다.

그렇다면 올해 설 선물은 우리 땅에서 난 우리 농축산물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농협에서는 각 지역단위별로 '설맞이 직거래장터'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지역 농축협과 연합하여 사과, 배 등 과일 선물세트와 다양한 지역농산물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고품질 우리 농축산물 선물세트 특판코너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가계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원래 선물의 진정한 가치는 '얼마나 비싼것이냐?' 하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정성이 담겼느냐' 하는 마음의 문제라고 할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고 받는 작은 선물 속에서도 땀흘려 농사지은 농민들 즉, 우리들의 부모님의 마음까지 오롯이 담겨 있는 '우리 농축산물'이야말로 무엇보다 값진 설 선물이 아닐까 싶다.

이제 곧 설날이다. 고단하고 힘든 삶은 잠시 뒤로 하고 우리 농산물로 준비한 설 선물 꾸러미와 함께 어릴 적 느꼈던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길에 나서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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