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인 '우한 폐렴'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내에서 급속하게 확산되는 양상인데 지근거리로 여행과 교류 등 왕래가 잦은 우리나라로의 유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입국하려던 중국인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의 설 명절 '춘절'을 맞아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 걱정이 앞선다. 더구나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적지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의료진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등 피해가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것은 그동안 우한시에만 집중됐던 발병이 베이징과 동북부 등 중국 전역으로 급속 확산되고, 해외에서의 발생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의료진 집단 감염에서 보듯 사람간 전염 사실이 드러나면서 확산 정도와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을 지경이다. 충남에서는 국내 첫 확진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큰 4명에 대해 증상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능동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충북에서도 20명이 넘는 학생 방문단이 환자 발생이후 우한시에서 장기체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입차단을 위해 발빠르게 대처한 보건당국과는 달리 다른 기관이나 일반인들은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주공항에서도 선별측정을 면밀하게 하는 등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20명과 교사 2명이 우한시를 장기간 방문해 귀국직후부터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충북교육청에서는 최근까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방학중 학생 활동을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교육청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면 같은 피해가 되풀이 될수 밖에 없다.

지역적으로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도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우한시는 청주시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은 곳이다. 그동안 지역 기업과 농산물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으며 올해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교류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발병 상황이 전해지면서 이들 계획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기세가 꺾인 뒤의 상황도 미리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역 등 안전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그 뒤에 20주년 행사 등 교류 활성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진출 등 이어지는 교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공항 검역 등 입국 창구에 대한 방역활동만으로는 '우한 폐렴'의 유입차단을 장담할 수 없다. 잠복기가 있고, 해열제 등을 복용하면 발열감시도 소용이 없다. 결국 중국 방문 등 전염 가능성에 노출된 이들 스스로의 노력과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보건당국과 행정기관 등의 홍보 및 방역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진원지인 중국 당국이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어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을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어서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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