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재풍 변호사

새해를 맞아 세운 계획 중 하나가 걷기다. 게을러서 기구 운동을 잘하지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까닭에, 그나마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2회 정도 아침에 집주변을 한 시간 내외로 걷는다. 사무실에 출근해서는 지하 2층 주차장에서 7층까지 계단을 걸어서 올라간다. 가끔 5㎞ 정도 떨어진 집과 사무실을 걸어서 출퇴근하기도 하고, 가까운 방송국이나 위원회 등에 갈 때 걷기도 한다. 주차할 때도 목적지와 먼 곳에 한다. 휴대전화에 만보기 앱을 설치해서 최대한 하루 1만 보(步)를 확보하려 애쓴다.

국민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 또한 걷기다.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년 국민 생활 체육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율(주 1회 이상, 1회 30분 이상 하는 운동)은 66.6%이고, 조사대상 국민 반 이상(56.7%)이 '걷기'를 가장 많이 하는 운동으로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등산'(32.4%)이었으며, '체조'(16.0%)가 뒤를 이었는데, 운동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 운동에 관한 관심, 그중에서도 걷기 선호 경향을 잘 알 수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 걷기 길을 조성하고 걷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강릉시의 시민행복걷기대회, 완도군 청산도의 슬로걷기 등이 최근 개최되거나 될 행사들이다. 제주 올레길에서 비롯된 해파랑길 등 각 지자체의 걷기길 조성은 기본적인 관광 및 건강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충북의 경우도 속리산 둘레길, 대청댐 둘레길, 양반길, 산막이옛길 등 많은 걷기 길이 조성되어 있다. 증평군은 모바일을 활용한 걷기 애플리케이션인 '워크온'을 운영해서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가 날로 늘어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을 인식한 정부는, 걷기운동 등으로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올 하반기부터 건강관리를 잘하면 의료비로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건강 인센티브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 자세한 것은 곧 발표할 것이라는데, 예컨대, 포인트를 지급받아 건강검진 비용이나 의료비 본인부담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걷기만 해도 의료비 절감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걷기 열풍은, 그것이 주는 많은 유익에서 비롯한다. 무엇보다도 건강이다. 아무 장비도 필요 없이 30분 이상만 걷기만 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어느 공공건물 벽에 걸린 '걸으면 낫는다'라는 구호야말로 진리다. 예전에 읽은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라는 책에 의하면, 걷기야말로 만병통치약이란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치매, 우울증 등의 치료에 걷기가 유효함은 임상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나이 들어 험산 등산이나 테니스 등 격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 걷기야말로 최고의 대체운동이다.

다음은 마음의 평안이다. 아침에 일어나 집주변을 걸으면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을 즐긴다. 걸으면서 KBS FM의 클래식방송을 듣거나 외국의 클래식 라디오 또는 유튜브의 클래식방송을 많이 듣는데, 이 또한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자신을 돌아보고 그날 할 일들을 정리할 수 있어 좋다. 몸 건강에 마음 건강을 더해 준다. 걷기가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 도움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유재풍 변호사
유재풍 변호사

걷기는 자연과 환경을 살린다.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무엇인가. 미세먼지는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것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나머지는 자체 발생 먼지이고, 그중 태반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결과 눈 오지 않는 겨울이 계속되어 '미친 겨울'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주범이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면, 몸도 살리고 마음도 살리고 환경도 살린다.

자, 지금 당장 걸어보자. 상쾌·유쾌·통쾌감을 느낄 것이다. 새해에는 몸과 마음, 그리고 환경을 살리는 걷기운동에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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