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관리·보존·전시서 예술체험교육 시스템까지 병행"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쉐마미술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지효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쉐마미술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30여년간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미술학 박사로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김재관(73) 관장. 2009년 쉐마미술관을 건립해 미술문화 저변 확대에 힘써온 김 관장이 지난 13일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에 선출돼 앞으로 3년 간 한국사립미술관협회를 이끌게 됐다. 자신(自身)을 이기는 사람이 강(强)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인 '자승자강(自勝者强)'을 새기며 늘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작품 활동과 미술 발전을 이끌고 있는 신임 김 회장에게 사립미술관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미술계의 3대 수장을 꼽으라면 한국미술협회이사장, 국립현대미술관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을 꼽을 수 있는데 전국 126개 기관이 협회로 있는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영광이기도 하지만 책임도 무겁습니다."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사립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지효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사립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지효

김재관 회장은 한국사립미술관협회 수장으로서 사립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요목조목 설명했다.

"사립미술관은 국가에 등록된 공기관으로서 상업적 목적을 갖는 갤러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술 문화를 육성하고 관리·보존하며 국가적 자산으로 만들어주는 에너지를 축적시키는 곳이지요. 즉 민족의 물질적 유산을 남기는 곳입니다."

김 회장은 "박물관이 과거를 본다면 미술관은 미래를 발굴하고 미래를 보는 기관"이라며 "예술은 미래를 보고 그릴때 그 가치가 빛나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술관이 작가를 양성하고 미술품의 관리·보전·전시에 90%의 비중을 차지했다면 요즘은 50%이상이 예술체험교육으로 비중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립미술관을 비롯한 모든 미술관은 '교육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큐레이터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에듀케이터의 역할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교육은 어린이 교육에 큰 효과가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데 절대적이지요. 그러나 이를 너무 간과하고 있어요. 미술은 두뇌를 빨리 발달시키는 DNA를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미술교육이 어른이 돼서도 창작 사고 능력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어린이 미술교육이야말로 미래 성인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20년전만해도 20~30개에 불과하던 미술관이 이런 교육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만큼 늘어난 것"이라며 "미술 교육의 중요성과 사회에서 이런 중요성의 인식을 넓히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이 말씀하셨어요.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미술관이 1천개가 있어야 한다고요. 가는 곳마다 미술관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지요. 지금은 국·공·사립 미술관이 전국에 250개 정도가 있는데 그중 73%가 사립미술관입니다. 그만큼 사립미술관의 역할이 중요한 것입니다."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지효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지효

사실 김 회장은 나이와 건강을 생각해 이제 감투는 내려놓고 작품에만 몰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청주공예비엔날레 개최와 함께 청주에서 열린 사립미술관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각 지역 관장들이 김 회장이 총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권역별 회장 후보 추대에서 모두 김 회장을 추천했던 것이다.

김 회장은 "쉐마미술관은 하드웨어는 작아도 50년 작가 경력, 10년 넘는 미술관 운영 캐리어, 대학교 예술대 학장 등 소프트웨어는 훌륭하게 갖췄다"고 자부했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오는 9월 서울 통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 10월에는 서울과 청주 작가 15명, 중국 작가 15명 등과 중국 북경 아트사이드센터에서 한·중 미술교류전도 계획중이다.

그는 쉐마미술관을 운영해온 10년이라는 시간이 교수생활 30년보다 더 보람있다고 회상했다. 그림과 함께 작가들과 교류하고 20회 이상의 국제 전시와 100회 이상의 전시를 하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값진 양식을 쌓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사실 미술을 그만둘까 여러차례 고민했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밤 2시간. 김 회장이 작업에 쏟는 시간이다. 규칙적인 작업활동과 독서, 작가들과의 네트워크는 그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김 회장의 작업 스튜디오에 삶의 격언으로 삼는 문구를 늘 가슴에 새기고 산다고 했다. '장인적 수련, 정신적 수양, 학문적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작가라면 심오한 작품 활동을 해야하고 정신적 수양은 물론 기초가 되는 학문적 배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구는 힘든 시간 나를 버티게 한 삼각 기둥입니다."

7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막중한 책임을 맞은 김 회장은 "상관없는 관심과 자격 없는 사람들의 말로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지효
김재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제7대 회장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지효

"앞으로 3년간 126개 미술관을 모두 순회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약속했거든요."

김 회장의 취임식은 2월 2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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