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 충북대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병원에서 제공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신동빈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에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방역활동에 따른 과제는 물론 경제적 파장과 중국 유학생에 대한 조치 등 난제가 계속 쌓여간다. 당장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날개 돗힌 듯 팔리고, 증시 등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지인 우한 등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나 중국시장을 겨냥한 기업들로서는 애만 태우고 있다. 여기에 우한에 살던 교민들의 국내 수용 문제가 더해졌다. 위기관리의 허점이 반복되는 고질병이 도진데다가 파장의 크기가 예측을 뛰어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한 충청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내 급속한 확산에 따라 청주국제공항과 중국을 잇는 일부 하늘길도 운항 중단에 들어갔다. 설 연휴에만 내외국인 1천360여명이 청주공항을 통해 중국에서 들어왔다. 사드로 끊겼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했던 충북의 관광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달 뒤면 개강하는 대학가를 비롯한 교육계는 비상이 걸렸다. 충청권 시·도별로 2천~3천명에 이르는 중국 유학생들이 돌아오고, 집단활동에 따른 전파 가능성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태가 악화될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다. 감염 경로를 비롯해 피해 상황이라며 떠도는 거짓말들은 곧바로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한다. 실제보다 부풀려진 불안은 공포로 이어져 혼란과 불신 등 더 큰 문제를 일으킬 뿐이다. 마스크와 손씻기 만으로 1차적인 예방이 가능한데도 접촉 가능성으로 환자 취급하거나, 주변의 격리 조치 등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게 현실이다. 물론 전파 가능성, 유입 여지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무조건 밀어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적시에 차단을 위한 적절한 대응만으로도 충분하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한 폐렴'의 치료약이 없는데다가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정부의 초기대응에 구멍이 뚫려 중국내 확산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의 교류가 일상화될 정도로 가까워 유입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신고전화 '1339'가 먹통이 되는 등 우리 정부가 미덥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방역수준을 의심해서는 안된다. 동요하지 말고 기초적인 것부터 지키면 된다. 다만 보다 세밀하고, 꼼꼼한 정부의 대응이 아쉬운 상황이다.

700여 우한 교민을 수용하는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자니 답답할 뿐이다. 해외 교민들도 우리 국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보호하고 지켜야 할 대상이다. 격리과정을 통해 안전을 확인하면 되고, 위험에 대한 대처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들 모두를 감염자인 듯 바라보는 게 우리의 민낯이다. 이를 풀기위해 정부에서 보다 확실한 믿음을 주어야 한다. 격리 후속조치에 어떤 빈틈도 있어서는 안된다. 이에 앞서 할일은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원칙적이고 투명한 대응이다. 감추고 덮으면 불신과 불안만 커진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하나씩 풀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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