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수필가 '생활문학 수필의 시대와 충북, 충북인'

박영수 수필가
박영수 수필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중부매일과 문화학술분야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중원포럼(이사장 박선주) 제142회 학술발표회가 지난 31일 오후 6시 우민아트센터 교육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박영수 수필가(전 청주문화원장)는 '생활문학 수필의 시대와 충북, 충북인-수필로 그리는 충북수필자화상과 미래상'에 대해 발표했다.

박 수필가는 "수필은 삶의 현장에서 인생을 관조하는 '생활문학'으로 수필은 아름다운 삶, 가치 있는 삶을 가꾸기 위해 쓰는 '체험문학'"이라며 "수필은 문예적 산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수필은 '붓 가는대로 쓰는 글'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편안하게 풀어내 붓이 가는대로 쓴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수필은 '형식이 없는 글'이 아니고 형식이 다양하다는 뜻"이라며 수필에 대해 설명했다.

박 수필가는 결론적으로 "수필은 '신변잡기'가 아니다. 생활에 철학성을 부여하는 '신변수필'"이라며 "수필은 고독, 우울증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문학'"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필가는 2001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수필가협회 '수필문학의 새로운 세기' 심포지엄에서 언급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주제발표 내용을 인용했다.

당시 이어령 문학평론가는 "수필은 나와 다른 문화를 끊임없이 통합해서 새롭게 창조해 내는 '위(胃)의 문학'이다. '21세기는 수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발표해 전국 수필가들로부터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박 수필가는 "21세기 위(胃)의 문학시대를 한반도 지도를 놓고 보자"며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물을 소화시켜 삶의 에너지를 보급시키는 위의 역할을 하는 땅이 어느 곳일까? 땅 생김새도, 역사, 문화적으로도 중원의 땅 충청북도일 것"이라고 설명하며 "충북도는 옛날부터 고구려, 신라, 백제의 접점지역에서 융합, 소통, 조화의 문화를 형성했던 곳으로 동서남북의 이질적 문화를 절충, 조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21세기 '위의 시대, 수필의 세기'는 충청북도에서 열릴 것이라는 것이다.

박 수필가는 "충북인의 진솔,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기질도 수필의 특성과 통하는 '수필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만큼 현대문학사에 빛을 더한 충북의 수필가들도 많다고 했다.

박영수 수필가는 21세기 위胃의 문학시대 땅 생김새도, 역사, 문화적으로도 중원의 땅 충청북도가 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수 수필가는 21세기 위胃의 문학시대 땅 생김새도, 역사, 문화적으로도 중원의 땅 충청북도가 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필가는 "고절수필 시기 권근(음성), 김수온(영동), 가사문학의 거봉 송강 정철(진천)과 근대수필 태동기 단재 신채호, 시인과 소설가도 수필을 쓰던 때 홍명희(괴산), 김팔봉(청주), 조명희(진천), 정지용(옥천), 오장환(보은), 신동문(청주)도 수필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흐르지 않는 세월'의 철학자 김태길(청주), '놓친 열차가 아름답다'의 서정범(음성), '짜장면'의 정진권(영동)도 수필문단 본격화의 공로자라고 덧붙였다.

1958년 출범한 충북문인협회(현 청주문인협회) 초대회장인 민병산은 철학수필가다. 유고집 '철학의 즐거움'등을 님겼다. 1977년 창설된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충북지부가 탄생했고 1980년대 김현규, 반숙자, 반인섭, 김홍은, 조성호 등이 충북수필문학회를 출범시켰다. 1985년 '충북수필' 창간호가 나왔다. 목성균(청주)은 2004년 서거 후 나온 유고집 '누비처네'가 국민 필독서로 떠오르면서, 한국 3대 수필가 반열에 거론되고 있다.

박 수필가는 "현재 청주문인협회 회원 120여명 중 수필가가 60여명이 넘는다"며 "이는 한국문인협회는 물론 전국 문학단체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충북에, 청주에 '수필의 시대'가 다가서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주의 '푸른 솔'과 음성의 '풋내들'에서 등단작가가 줄줄이 탄생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공사례다.

박 수필가는 "요즘 중앙문단이 따로 없는 시대, 충북 청주가 한국수필의 본향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즐비한 수필마당에 '생활문학, 체험문학, 힐링문학인 수필'을 즐기고자 모여드는 시민행렬이 줄을 잇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청주의 1인1책 펴내기 운동, 작고예술인 기념사업 등이 도내 전역으로 확산돼야 할 것, 지역 문예지들의 전국 독자 확보, 시민과 함께하는 동아리활동, 세미나, 토론회, 북 콘서트 등과 우수 작품집 발간 활성화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는 물론 문화재단 그리고 기업체 등 사회의 따뜻한 배려와 언론사의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한국문학사史에 빛나는 발자취를 남긴 김태길, 목성균 그리고 서정범, 민병산, 정진권 등 거목들에 대한 추모사업, 문학정신 계승사업이 고향에서부터 열려야 하겠다"며 "출향出鄕 작가들의 고향사랑을 북돋아야 하고 글짓기 대회, 작품공모에 시민, 청소년들의 호응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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