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명칭 변경·조직개편·전문인력 충원… 변화 힘쓸 것"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지난달 5일 취임한 노근호(62) 제10대 충청북도지식산업진흥원장은 '민간출신 1호 원장'이다. 재단 설립 17년만이다. 그동안 충북도 간부공무원들이 지켜왔던 자리다.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을 만나 그간 소회와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 편집자

"세계산업의 트렌드나 경제흐름은 소프트웨어중심입니다. 충북지역경제도 제조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 핵심 역할을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이 할 거예요."

노근호 제10대 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은 디지털시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시대에 충북지역 ICT(정보통신기술)·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견인하는 거점기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새해 비전을 'ICT·과학기술 기반 신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잡았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관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은 '지역경제 성장의 꿈나무'라고 생각해요. ICT,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빅데이터, VR, AR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뜻에서요. 지금은 '에이스'가 아니지만 미래에는 중심역할을 할 거예요."

기관·학계를 두루 거친 정책개발전문가로서 자신감이 있다. 노 원장은 청주대 경제학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충북연구원을 시작으로 2004~2010년 충북테크노파크(충북TP) 기업지원단장, 2010~2017년 충북TP 정책기획단장(부원장급)을 맡아 충북 전체 산업지도를 그리는 역할을 했었다. 이어 취임 전까지 3년간 청주대 산학협력단장을, 2019년 4월부터 충북산학융합본부 원장을 지냈다. 도내 17개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계획·실행하는 역할이었다.

"청주대 교수(산학협력단장) 자리를 휴직하면서까지 진흥원으로 온 이유는 충북지역경제 발전에 구심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니까! 1~9대 공무원출신 원장님들은 충북도와 관계나 조직관리는 훨씬 뛰어났겠지만, 저는 실질적 산학협력을 통한 실행력, 네트워킹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경영모토로는 '양손잡이경영'을 내세웠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오라일리 교수의 경영이론이다.

"전통산업과 신산업이 있고, 그동안 전통산업을 이끌어온 인력과 신진인력이 있는데 이 둘을 조화시키는 양손잡이경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첨단산업은 미래유망하지만 불확실성이 있죠. 전통산업은 수익성은 있지만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우리 기관도 양손잡이경영이 필요하고 제가 '양손잡이'가 될 겁니다."

지난달 5일 취임후 한달간 '소통'에 시간을 쏟았다.

"바빴어요. 취임 직후 17일에 도의회 업무보고가 있어서 사업 익히느라 2주간 바빴고, 한달 내내 점심은 직원들과 같이 하면서 소통의 시간을 보냈어요."

지근거리에서 늘 지켜봐왔던 기관이지만 가장 놀랐던 점은 조직운영이라고 털어놨다.

"입사부서가 현 부서인 직원이 76%에 달해 깜짝 놀랐어요. 부서이동이 없었던 거죠. 순환부서가 안되니까 다양한 직무경험이 없고 부서간 이해폭이 좁았던 것 같아요."

대대적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를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취임 100일안에 2본부 1실 46명 직원 체계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오는 14~15일에는 전 직원 1박2일 워크숍을 갖고 조직융화를 꾀할 생각이다

"그래도 '희망'을 본 것은 사업발굴 아이디어를 받아보면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와요. 직원들이 가진 탤런트(talent)가 있어서 능력이 잘 발휘되도록 서포트할 겁니다."

'변화'의 일환으로 기관 명칭 변경도 검토중이다.

"지식산업, 지식경제 라는 용어가 나온 게 90년대에요. 지금은 '지식', '기술', '정보' 용어가 안들어간 재화·서비스가 없죠. 다른 지역들도 명칭을 바꾸는 추세여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이름으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습니다."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충북도는 정보화 선점은 빨랐지만 이후 선도적으로 지역경제, 지역산업을 이끌어왔느냐는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뼈있는 발언도 했다.

"충북도는 2000년에 발 빠르게 '인터넷 제일 잘 쓰는 도'를 선언했고 3년간 정부종합평가에서 '최우수 도'에 선정됐어요. 정보화의 선도지역이었죠. 그러던 중 2003년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이 설립됐고 2007년 산하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했죠. 선점은 빨랐지만 이후 앞서가질 못했어요."

노 원장은 앞으로 할일이 많다고 했다.

"가장 먼저 할일은 정원을 늘려야 해요. 신산업 전공자들이 많지 않아서 소재·부품·장비분야 및 블록체인분야 전공자 초빙작업부터 시작할 거예요."

그 다음 할 일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국책과제를 발굴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만들고 4차산업혁명시대에 지역의 핵심거점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늘 비교대상이 돼왔던 충북TP와는 차이가 있다고 일축했다. 같은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이고 청주시 오창산단에 입주해있지만 예산, 조직규모, 역할 면에서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한해 예산은 충북TP가 1천억원대, 진흥원은 130억원이고, 직원 수는 충북TP가 160여명, 진흥원이 46명이다.

"충북TP와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TP가 물리적 인프라(건물, 장비)를 통해 제조업을 지원한다면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은 ICT, 소프트웨어,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VR, AR 등 새롭게 떠오르는 신산업을 발굴·지원합니다.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거죠. 전망은 더 밝아요."

충북을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는 오송~오창~청주공항이 될 것이고, 앞으로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의 역할은 더 커질 거예요. 판교밸리는 단일업종 집중도가 커서 60~70%가 ICT기업이지만 충북은 산업구조가 다양하고 청주공항이 글로벌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이 지난 30일 충북지식산업진흥원 1층에서 개소한 '충북 VR·AR 제작거점센터' 앞에 서있다. / 김미정
취임 한달을 맞은 노근호 (재)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이 지난 30일 충북지식산업진흥원 1층에서 개소한 '충북 VR·AR 제작거점센터' 앞에 서있다. / 김미정

가장 하고 싶은 일로는 기관 체질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관'을 만드는 것을 꼽았다.

"마지막 꿈이 있어요.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을 만들고 나아가 '청년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관'으로 만들고 싶어요. 연봉, 후생복지 등이 부족한데 개선해나갈 것입니다."

노근호 원장은 첫 민간출신 원장으로서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의 '변화'와 '혁신', '제2도약'을 향해 큰 걸음을 걸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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