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구태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악수는 유럽의 중세시대 기사들이 서로에게 경계를 풀고 싸울 의사가 없음을 증명하는 표시였다고 한다. 이러한 유래 때문인지, 현대에는 악수가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화된 비즈니스적인 인사법이 되고 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지금, 악수하는 문화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속도는 사스(SARS·중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빠르다고 한다. 우한 폐렴의 감염경로는 바이러스가 섞인 비말(飛沫·침방울)과 손이다. 환자 한 명의 손에서 나온 바이러스는 최대 6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우한 폐렴 확산의 절정기로 예상되는 4월에는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선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악수하는 정치문화이다. 고개 숙여 인사하던 우리 문화 대신 언젠가부터 악수가 대중적인 인사법으로 자리 잡았다. 선거철만 되면 '악수 공해', '악수 몸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청하는 후보자도 힘들겠지만, 받아주는 사람들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이런 모습이 달라지길 바란다. 벌써 일부 후보자들은 '주민을 만나도 악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갑다고 하는 악수가 전염의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학협회저널은 의료기관에서 악수를 해서는 안된다는 권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으로 개인위생이 중요한 이 시기에,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악수 보다는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김구태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김구태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존경하는 사람에게는 악수 대신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 사람에 대한 존중은 행동에서 나온다. '우한 폐렴' 확산 방지도 있지만 앞으로는 악수보다는 개인위생도 지키고 상대방에게 정중한 내 마음도 담을 수 있는 고개 숙여 인사하던 우리네 문화를 되살려 생활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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