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서울특별시가 개장한 서울숲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숲은 런던의 하이드파크나 뉴욕의 센트럴파 크와 비유되면서 서울이라는 거대도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심속 자연공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개장 열흘만에 80만명의 탐방객이 방문하였고 다양한 볼거리와 도시민을 위한 자연체험, 놀이시설들이 갖춰져서 방문객수를 제한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다. 특이한 것은 서울숲이 들어선 이후 주변의 아파트 평균가격 상승률이 0.9%나 올랐는데 이는 여타 서울지역 시세의 두배나 되며 장기적인 지속성을 갖고 있는데 서울숲 영향으로 투기지역 지정이 예고되는 등 세인들로 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생활권녹지 100만평 늘리기’ 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서울숲조성을 비롯한 학교숲 녹화사업, 공원녹지 확충, 도심 녹지량 확충을 위한 벽면.옥상녹화 사업을 추진하였다. 십 수년전부터 도시지역에서 이전하는 공장부지들을 재개발하는데 급급하지 않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였으며 손바닥만한 여유 공간까지 찾아내어 일명 ‘쌈지공원’을 만들어 도시를 밝게 하고 시민들에게 웃음과 건강한 삶을 나눠주었다.

이를 주관하는 부서의 이름 또한 ‘푸른도시국’으로 바뀌었다. 신선한 사업과제들과 프로그램을 추진할 부서의 명칭을 그렇게 정하는 발상의 기발함과 건강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어 간다는 의지와 노력들이 오늘날 그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당초 서울 숲의 조성목적은 상대적으로 공원녹지가 부족한 서울 동북부 지역에 자연친화적인 공원을 조성하여 지역간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비록 인공이 가미된 시설이지만 도시민들이 자연을 느낄수 있는 특별한 시설이 조성되면서 얻어지는 효과는 헤아릴 수 없다. 우선 주변 경관이 개선되면서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향상된다. 다양한 체험교육과 생태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미기후 조절 등 도시환경 장애 요인들이 사라지고 무엇보다 삭막한 도시민 정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에 지가상승 등의 경제적 효과는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현실적인 매력일 뿐이다.

앞으로 서울숲의 효과를 받아들여 각 도시마다 지역 특성과 주민성향들을 고려한 대표적인 숲을 갖기 위한 노력들이 경쟁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부산에서는 쓰레기매립장을 공원으로 만드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며 인접한 대전에서는 여의도공원의 두배 크기인 10만7천평 규모의 국내 최대 수목원을 조성하고 있다. 완공되는 2007년이면 대전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숲이 마련되는데 자연을 그리워하고 항상 곁에 두고 싶어하는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자랑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도시와 문명의 발전이 수많은 숲과 나무들의 희생으로 점철된 역사임을 잘 알고 있다. 약탈자에 불과했던 인간과 도시들이 이제 그들의 생존을 위해 또다시 숲과 나무들을 선택했다. 단지 잘라냄과 파헤침의 역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숲과 나무로부터 생존을 보호받기 위해서 그리고 도시와 문명의 기능을 순화하고 정화시키기 위해서 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 이창규 조령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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