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직영전환 후 두꺼비친구들 소속 4명 기간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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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위탁금 부정 집행으로 민간 위탁이 중단된 청주시 양서류생태공원이 직영 전환 후에도 투명성을 확보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직영 전환으로 채용한 기간제 근로자 모두 이번 위탁금 부정집행의 당사자인 '(사)두꺼비친구들' 소속 활동가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고양이에 다시 생선을 맡기는 경우가 아닐지 걱정이 많다.

시는 앞서 시의회에서 산남동 원흥이방죽 일원에 조성한 양서류생태공원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거부하자 시설을 직영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1월 6일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를 냈다.

분야별로는 모니터링 1명, 교육 프로그램 운영 1명, 시설관리 2명이다. 모집 결과 4명 선발에 총 8명이 지원했다.

이 중 심사 결과 최고점수를 받은 4명이 기간제 근로자로 선발됐다. 이 4명 모두는 그동안 양서류생태공원을 사실상 독점 수탁해오던 두꺼비친구들 소속 활동가다.

이들은 오는 6월까지 생태 모니터링과 교육,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여기에 필요한 경비는 인건비 등 총 1억3천200만 원이다.

부실 관리 빌미를 만든 단체의 구성원들에게 다시 공원을 맡기는 다소 납득이 가질 않는 부분이다.

시청 감사관실은 현재 두꺼비친구들이 2017년, 2018년 집행한 생태공원 위탁금의 정산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이들이 위탁금을 명목에 맞게 제대로 사용했는지를 조사하는 회계감사다.

두꺼비친구들의 민낯은 지난해 11월 진행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시의원들은 두꺼비친구들이 양서류와 상관없는 우쿨렐레, 오카리나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출결의서에는 강사료로 8만 원을 지급한다고 해놓고 실제는 1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했다.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이 2~3명에 불과할 때는 강사가 수강생으로 둔갑해 인원을 채웠고, 수강생이 다시 다른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며 강사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생태공원에서 근무하지 않은 사람이 마치 일한 것처럼 허위로 근무일지에 도장을 찍고 월 40만 원씩 타갔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자신들이 해야 할 공원관리를 시니어클럽 회원에게 맡긴 뒤 공원관리비(잡초제거, 청소, 수목관리 등)로 이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이렇게 공원관리비가 식비로 사용된 규모는 확인된 부분만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총 550만 원이다.

결국 시의원들은 그동안 생태보존 목적대로 공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민간위탁 예산도 불법으로 집행했다는 이유를 들어 양서류생태공원 민간위탁을 중단하기로 의결했다.

두꺼비친구들은 지난 2009년부터 양서류생태공원(원흥이생태공원·맹꽁이생태공원·원남생태공원) 수탁자로 선정돼 일부 또는 전체를 관리해 왔다.

이 양서류생태공원을 관리하기 위해 투입된 위탁금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총 22억5천만 원이다.

하지만 시는 예전처럼 우려할 만한 사안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간제 근로자가 아닌 시에서 예산을 직접 집행함에 따라 관련 규정 준수는 물론 명목을 벗어난 부정 집행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 집행에 단체는 물론 단체 구성원들이 전혀 개입할 수 없어 투명성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근로 계약 기간 또한 6개월 정도로 예전 장기 독점에 따른 부작용도 차단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 관계자는 "문제가 있었던 단체 소속 구성원이라도 참여를 제한할 방법과 규정은 없다"며 "예산 집행을 시에서 직접 하므로 예전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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