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미 금산주재 차장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남시군의회의장단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3명의 시군의회 의장들이 수행원 15명까지 대동하고 동유럽 연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충남 교사들을 찾는 수색은 장기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뒤숭숭한 와중에 연수를 떠났다는 사실도 논란을 키우고 있지만, 연수 일정의 대부분이 여행 계획이라는 것도 공분을 산 이유로 꼽힌다. 해외연수를 없애고 시군의장들이 쓴 비용을 반납해야 한다는 청원에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1천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의했다.

해외연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7월 청주에서는 큰 수해가 났지만 일부 도의원들이 수해 발생 이틀 뒤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경북 예천군의회는 현지 가이드 폭행 사건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논란은 불신을 낳았고,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해외연수 무용론은 언론에서 해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라고 했지만 내용은 여행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고 이런 이유로 외유성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해외 연수보고서 대필이 만연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공무원 대필은 지방의회 해외연수의 고질적 문제로 인식됐고, 내실 있는 해외연수를 위한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정미 금산주재 차장
김정미 금산주재 차장

충남시군의회의장단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이 지역에서는 칭찬을 받는 사람도 있었으니 해외연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금산군의회 김종학 의장이다.

해외연수비 과다 책정으로 논란을 빚었던 금산군의회는 2018년 본예산에 세워졌던 해외연수비를 전액 반납한 바 있다. 주민의 혈세로 여행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 연수는 연수다워야 한다는 믿음,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지방의원으로서의 본분과 역할을 잊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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